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보여준 리더십은 탈권위와 분권화로 요약된다.

국민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파격적인 소통을 시도했고 실제로 격식과 의전도 많이 간소화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노 대통령이 시도한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예외없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탈권위의 새로운 리더십 유형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분석과 함께 아예 '리더십 자체가 붕괴됐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참여정부가 새로운 시대,새로운 정치라는 비전을 제시했고,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민심 이반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하고,원인으로는 설득의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나친 자기 확신이 국민을 설득하는데 결과적으로 장애가 됐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독선적 스타일이 국민과의 소통을 가로막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금 노 대통령은 주장만 펴지 소통이 안된다"며 "대화는 리더십의 기본"이라고 충고했다.

또 "국가 발전에 대한 충정은 이해하지만 표현방식이 거칠어 오해를 살 뿐 아니라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탈권위 정도가 아니라 권위 자체가 붕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대통령직이 갖는 막중한 책임감을 감안해 때로는 자기 절제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김만흠 한국 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신뢰부족을 지적했다.

국민과 함께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가의 갈등을 관리하고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대통령이 갈등의 진원지가 됐다는 것이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도 실용적이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 점,지나치게 이념지향적으로 흐르면서 한국사회의 분열과 편가르기가 오히려 심화된 점을 부정적 요소로 꼽았다.

다만 강 교수는 "노 대통령이 탈권위주의의 작업을 마무리한 것은 높이 평가할만하다"며 시대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의 유형을 제시한 점에는 후한 점수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