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에서 PC방 체인업체 ㈜사이버리아의 대표로 변신한 '메기 병장' 이상운씨(47)는 골프 고수로 유명하다.

특히 장타에 일가견을 갖고 있다.

그는 안양베네스트골프장 내에 있는 연습장에서는 드라이버 샷을 할 수 없다.

쳤다 하면 공이 280야드짜리 연습장 그물을 넘어 도로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차가 그 앞을 지나 가다가 '끽! 끽!'하며 선다고 한다.

일산에 있는 300야드짜리 아미가골프연습장에서도 가끔 공이 그물망을 넘어 주차장에 떨어진다.

레슨프로가 달려와 "제발 드라이버 좀 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 일쑤란다.

그가 단순히 장타자인 것만은 아니다.

5일 연속 언더파를 쳐보기도 했다.

"3언더파-3언더파-4언더파-2언더파-2언더파를 쳐 5일 합계 14언더파를 기록했지요.

1995년 동서울CC에서는 6연속 버디를 했고요.

18홀 '올 파'(All par)도 10여차례나 해봤습니다.

하지만 아직 홀인원은 못해봤어요."

이씨는 공학도 출신으로 수치와 이론에 강하다.

골프도 거의 독학으로 배웠다.

임팩트 시 손목과 팔꿈치가 구부러지지 않고 클럽과 일직선이 됐을 때 최대의 파워가 나온다는 것을 공식으로 만들기도 했다.

1989년 골프에 입문해 1년간 거의 200라운드를 소화하며 '싱글'이 됐다는 이씨는 뭔가 한 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골프 잘 치는 비결은 따로 없습니다.

항상 최선의 샷을 하는 것이지요.

어떤 상황에서든 거기서 가장 만족스러운 샷을 하려고 합니다.

스윙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라운드 후에 연구와 노력을 해서 고쳐야죠."

이씨는 장타자가 '숙명'처럼 지니고 있는 쇼트게임 난조도 별로 없다.

한 라운드 총 퍼트를 19개로 끝낸 경험이 있을 정도로 퍼팅 실력이 뛰어나다.

"퍼팅에는 교과서가 없다고 봅니다.

제가 생각하는 기본이 있다면 '짧은 퍼팅은 강하게,긴 퍼팅은 부드럽게' 입니다.

이것만 지켜도 3퍼팅을 줄일 수 있습니다."

1997년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4주간 골프스쿨에 다니기도 했다.

이씨는 그곳에서 배운 퍼팅 노하우도 귀띔했다.

"슬라이스 라인이든,훅 라인이든 짧으면 절대로 안들어간다고 강조하더군요.

길게 쳐야 한다는 것이죠.오전에 라운드를 시작했을 경우 오후가 되면 공이 덜 구른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캐디랑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에는 홀 중앙을 보고 치는 게 낫습니다."

그가 연예인으로서의 끼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

최근 '메기와 광어'라는 타이틀로 음반까지 냈다.

"올해는 홀인원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또 나이 들어서는 '에이지 슈트'(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를 치는 것)도 기록하고 싶습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