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이를 신약 개발로 연결시키는 것은 바이오 기업들의 비즈니스 분야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영역으로 평가된다.

막대한 연구개발(R&D) 자금과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약 개발은 일단 성공하면 그만큼 '대박'을 터뜨릴 확률도 높다.

2000년 서울대학교 실험실 벤처로 출발한 뉴로제넥스(대표 신동승)는 신약 개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바이오 벤처 기업이다.

새해 업무를 막 시작한 지난 2일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3층에 위치한 뉴로제넥스 연구실에서 만난 신동승 대표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것에 관한 한 뉴로제넥스는 다국적 제약사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며 "보통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 3∼5년 정도 걸리지만 우리는 이 기간을 1년 정도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의 이 같은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신 대표는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것은 채로 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여러 가지 물질을 일단 구멍이 큰 채로 거르고 그 다음에 더 작은 채로 거르는 과정을 거쳐서 특정한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뉴로제넥스는 다른 기업에 비해 보다 성능이 좋은 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데 경쟁력이 있다는 게 신 대표의 설명이다.

뉴로제넥스가 보유한 핵심 기술은 'GPCR 패널'이다.

GPCR란 세포들 간의 신호를 전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유전자 그룹인데 통상 GPCR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질병이 생겨난다.

때문에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약의 절반가량은 GPCR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

뉴로제넥스는 인간 몸 속에 존재하는 250여 종에 달하는 GPCR의 기능을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인 GPCR 패널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특정 물질을 세포에 주입해 그 물질이 어떤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를 즉각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뉴로제넥스는 GPCR 패널을 이용해 천연물 신약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전대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관절염 치료제는 최근 성공적으로 전임상 시험을 마치고 조만간 임상 3상 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 비만 치료제와 전립선암 치료제도 연내 임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 대표는 "이들 3개 신약에 대한 국내 임상은 독자적으로 진행하고,국내에서 신약 승인을 받은 뒤 관심을 보이는 국내 제약사와 제휴해 해외 임상에도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로제넥스는 이들 외에 탈모,천식,치매 치료제로 쓸 수 있는 후보 물질을 찾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약 연구개발(R&D)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05년 8월 출시한 주름 개선 화장품 '보뜨'가 올해 수익을 창출하는 주요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뜨는 이 회사가 국산화한 아세틸 헥사 펩티드,코퍼 트리펩티드 등 펩티드(다수의 아미노산 분자가 연결돼 있는 단백질의 한 종류) 성분이 들어 있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지난해 매출이 5억여원에 그쳤지만 최근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어 올해엔 50억원가량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하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