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유형자산 및 투자유가증권 처분이 지난 연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결산에 앞서 처분이익을 반영해 사업보고서를 좋게 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유형자산 및 투자유가증권 처분 공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만 29건에 달했다.

11월 14건,10월 8건에 비해 두세 배 증가한 것이다.


신일산업은 대전 봉명동 부동산을 90억원에 팔아 처분이익으로 30억원을 챙겼다.

3분기까지 누적적자 3억원을 메우고도 남는 금액이다.

기린은 부산 반여동 토지를 250억원에 매각했다.

유형자산 처분이익으로 191억원이 반영된다.

기린도 3분기까지 41억원의 영업적자와 61억원으로 누적손실을 입고 있어 이번 매각을 통해 '흑자기업'으로 변신하게 된다.

휴니드테크놀러지스는 군포시 당정동 토지와 임야를 27억원에 팔아 장부가의 두 배가 넘는 15억원을 처분이익으로 건졌다.

3분기까지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5억원,8억원에 달한다.

3분기까지 순이익의 수배에 이르는 처분이익을 거둔 기업들도 있다.

동일방직은 안양시 평촌동 일대 부동산을 1028억원에 팔아 850억원에 이르는 처분이익이 발생했다.

처분이익 규모는 3분기 누적 순이익 49억원의 17배에 이른다.

SNG21은 작년 말 보유하고 있던 CKF 15만주와 지코 153만주를 매각해 총 34억원을 현금화했다.

이를 통해 SNG 3분기 누적 순이익의 5배에 이르는 15억원의 투자유가증권 처분이익을 거뒀다.

한국콜마도 서울 삼성동 소재 토지와 건물을 126억원에 매각해 2005 회계연도에 50억원이 넘는 처분이익이 반영될 예정이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 26억원은 물론 순이익 30억원의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시가총액 상위기업 중에는 동부건설효성이 투자유가증권 처분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건졌다.

동부건설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지분 9만여주를 482억원에 매각했다.

시가가 장부가보다 크게 올라 130억원에 이르는 처분이익이 발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4분기 돌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업의 경우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