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사람] 정통 상사맨서 의류업체 CFO 변신 오규식 LG패션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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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상사맨이었던 제가 패션부문으로 눌러 앉은 것은 앞으로 패션이 '되는 사업'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패션 전문가는 아니지만 회사의 리스크를 줄이고 한정된 돈과 사람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건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습니다."
LG상사로부터 분가한 LG패션이 지난 1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독립 법인으로 출발한 회사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게 된 오규식 부사장(49)은 "업계 1위인 제일모직보다 작지만 수익성 좋은 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승진 인사는 여러 모로 의미가 각별하다.
그가 새 출발한 LG패션 임원진 중 유일하게 부사장 자리에 올라 오너 CEO인 구본걸 LG패션 사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오 부사장은 1982년부터 20년 이상 LG상사 무역 부문에서 전략·기획통으로 근무한 '정통 상사맨'이다.
그런 그가 무역-패션 부문 분리 때 패션 쪽 실무를 도맡은 것을 계기로 선뜻 패션 부문으로 진로를 틀었다.
회사도 과감히 그를 최고경영자 바로 다음 자리인 전략·재무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CEO인 구 사장이 갖고 있는 사업 전략을 한정된 회사 자원을 활용해 구체화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오 부사장은 상사맨 출신답게 LG패션의 신년 화두를 '글로벌화'라고 답했다.
"꽤나 진부하고 남들도 다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그는 특유의 소박한 웃음을 지어보이곤 "당연히 다른 것이 있다"며 차분히 말을 꺼냈다.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글로벌화의 첫 번째는 '의류 소재' 분야다.
"소재의 고급화 없이는 패션 사업에서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유럽과 남미,아프리카를 샅샅이 뒤져서라도 값싸고 우수한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다음은 '생산'의 글로벌화.오 부사장은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점점 공임이 낮은 곳으로 공장을 옮기는 식의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낮은 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소비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비용이 한국보다 '더 들지만 잘 만드는' 유럽에서도 의류를 조달해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 부사장은 '판매'와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나머지 과제로 제시했다.
아웃도어 '라푸마'를 라이선스로 들여왔다가 결국 제품 역수출까지 이룬 것처럼 전과는 다른 방식의 수출길을 여는 데 회사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것.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5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를 갖는 것이 목표"라며 "내부에서 육성하는 것이 어렵다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아예 통째로 사들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께부터 LG상사가 주도한 법인 간 자산 분리 작업에서 장차 떨어져 나올 LG패션 입장에 서서 실무에 참여한 바 있다.
오 부사장은 "패션이 정말 수익성 좋은 사업이라는 걸 '구본걸호(號)'로 새 출발한 LG패션이 앞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패션 전문가는 아니지만 회사의 리스크를 줄이고 한정된 돈과 사람을 효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건 누구보다 잘 할 자신이 있습니다."
LG상사로부터 분가한 LG패션이 지난 1일자로 단행한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독립 법인으로 출발한 회사의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게 된 오규식 부사장(49)은 "업계 1위인 제일모직보다 작지만 수익성 좋은 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승진 인사는 여러 모로 의미가 각별하다.
그가 새 출발한 LG패션 임원진 중 유일하게 부사장 자리에 올라 오너 CEO인 구본걸 LG패션 사장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오 부사장은 1982년부터 20년 이상 LG상사 무역 부문에서 전략·기획통으로 근무한 '정통 상사맨'이다.
그런 그가 무역-패션 부문 분리 때 패션 쪽 실무를 도맡은 것을 계기로 선뜻 패션 부문으로 진로를 틀었다.
회사도 과감히 그를 최고경영자 바로 다음 자리인 전략·재무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CEO인 구 사장이 갖고 있는 사업 전략을 한정된 회사 자원을 활용해 구체화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오 부사장은 상사맨 출신답게 LG패션의 신년 화두를 '글로벌화'라고 답했다.
"꽤나 진부하고 남들도 다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그는 특유의 소박한 웃음을 지어보이곤 "당연히 다른 것이 있다"며 차분히 말을 꺼냈다.
그가 추진하고자 하는 글로벌화의 첫 번째는 '의류 소재' 분야다.
"소재의 고급화 없이는 패션 사업에서 성공하기 힘들기 때문에 유럽과 남미,아프리카를 샅샅이 뒤져서라도 값싸고 우수한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다음은 '생산'의 글로벌화.오 부사장은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해 점점 공임이 낮은 곳으로 공장을 옮기는 식의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낮은 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소비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비용이 한국보다 '더 들지만 잘 만드는' 유럽에서도 의류를 조달해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 부사장은 '판매'와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나머지 과제로 제시했다.
아웃도어 '라푸마'를 라이선스로 들여왔다가 결국 제품 역수출까지 이룬 것처럼 전과는 다른 방식의 수출길을 여는 데 회사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것.그는 또 "장기적으로는 5개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를 갖는 것이 목표"라며 "내부에서 육성하는 것이 어렵다면 해외 유명 브랜드를 아예 통째로 사들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께부터 LG상사가 주도한 법인 간 자산 분리 작업에서 장차 떨어져 나올 LG패션 입장에 서서 실무에 참여한 바 있다.
오 부사장은 "패션이 정말 수익성 좋은 사업이라는 걸 '구본걸호(號)'로 새 출발한 LG패션이 앞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