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에서 회사 외부의 노조단체가 개입,외자기업에 노조(공회)를 결성한 첫 사례가 발생했다.

이는 중국의 친노동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외부의 세력이 회사 경영진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노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3일 관영 신화통신은 선전에 있는 대만투자기업인 폭스콘사에 선전시 노조연합이 주도,노조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선전시 노조연합은 지난달 31일 회사 앞에서 20만명의 폭스콘사 직원 중 118명의 서명을 받아 노조설립 신고절차를 마무리하고 노조창립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회사측 경영진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선전시 노조연합은 폭스콘사 외에 외자기업과 민영기업 29개사에 노조설립을 요구하고 있어 향후 '폭스콘 모델'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노조설립 방식은 직원의 자율적 판단에 의해 노조를 설립한다는 헌법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선전시 노조연합은 "2004년부터 폭스콘사에 노조설립을 종용해왔지만 회사측에서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한 데다 작년 말까지 설립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부득이 행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폭스콘사는 "자체적인 노조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시 노조연합이 이처럼 나설지는 몰랐다"고 말하고 설립된 노조의 실체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폭스콘사는 선전에 있는 외자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아이팟 등을 제조하며 종업원은 20만명에 달한다.

2004년부터 노조설립 압력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신화통신은 "월마트의 노조설립에 이어 주목할만한 사건"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노조 모델이며 노동자의 권익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하는 것으로서 경영진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