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의 무허가 건물을 사들인 뒤 '건물 쪼개기'로 조합원 자격을 늘릴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민중기 부장판사)는 3일 성북구 하월곡동 재개발지역의 조합원 지위를 인정해 달라며 서모씨(54) 등 3명이 월곡제1주택재개발사업조합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서씨 등은 당초 하나의 건물이지만 항공촬영사진 판독으로 보면 두 개의 건물로 보이는 것에 착안,건물 한 동은 팔고 한 동은 자신이 갖는 방법으로 조합원 자격을 얻었다.

서씨와 함께 소송을 낸 정모씨(71) 역시 한 채였지만 개축 과정에서 지붕과 구조가 다르게 바뀌어 외관상 두 채로 보이는 점을 이용해 '건물 쪼개기'로 한 채는 팔고 한 채는 자신이 소유하는 방식으로 조합원 자격을 얻었다.

이런 방식으로 2003년 10월 625명에 불과했던 조합원 수는 670여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후 성북구청은 이들의 건물 등재를 취소해 서씨 등은 조합원 자격을 결국 잃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각 건물을 양수한 후 이를 2개동으로 분리처분했다 해서 이들 분리된 건물이 독립된 소유권이 있는 기존 무허가 건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