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공백이 이어지면서 지수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날 급락의 원인으로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일단은 변변한 매수 주체가 없다는 점이 주요인이라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공세를 거두고 '사자'로 돌아서느냐의 여부가 향후 수급 개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4일 한국투자증권 소민재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도 출회에 따른 수급 부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1월의 프로그램 매도는 지난 7년간 자주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밝혔다.

연말 배당락 이후 차익거래 자금이 청산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며 프로그램 매도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2004년 1월에도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난 7년간은 외국인들이 1월에 적극적인 매수 주체로 활약해 줬다는 점이 다르다.

소 연구원은 "엄밀히 따지자면 1월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이미 예정돼 있는 프로그램 매도가 아니라 수급 부담을 완화해줄 적극적인 매수 주체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 연말 주식형 수익증권으로의 자금 흐름이 순유출로 전환되며 기관의 매수 여력이 줄어든데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아직 완전히 '팔자' 우위를 거두지 않고 있는 상황.

소 연구원은 "기업의 이익 모멘텀 개선과 밸류에이션 메리트 등을 감안할 때 올해 외국인들의 기조적인 매도세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급격한 매수세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중국과 인도 등 한국을 대체할만한 시장에 비해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나 크게 우월한 것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는 "외국인 투자심리의 급격한 개선을 장담하긴 어렵지만 저가 메리트가 부각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가 수급의 안전판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글로벌 증시의 추세를 확인한 후 흐름에 따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대우증권 심상범 연구원은 "외국인의 현물매도 배경이 불확실하나 추가 매도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현물 매도가 특정 펀드의 환매일 경우 하루만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선물쪽에서도 신규 매도가 아닌 전매여서 아직 희망이 있지만 손절매가 워낙 급해 추가 매도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