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작가 변시지 화백(80)이 5~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화랑과 경운동 미술관가는길에서 동시에 개인전을 갖는다.

변씨의 작품 '난무'와 '이대로 떠나는 길' 등 2점이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오는 5월23일부터 10년간 전시되는 것을 기념하는 자리다.

변씨의 60년 화업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서는 수묵작품 30여점(미술관가는길),유화작품 13점(롯데화랑)을 만날 수 있다.

잔잔한 붓질로 색깔을 입힌 목가적인 제주 풍경들이 다양한 변주를 이뤄내며 두 곳 전시장 전관에 배치됐다.

변씨는 아크릴 물감으로 서양화를 그리지만 작품마다 전통 수묵화의 멋과 정감을 뿜어낸다.

부드러워진 붓질로 제주 바다와 바람 조랑말 나무 까치 등을 잔잔하게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제주를 상징하는 소재들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먹선도 드라마틱하게 구사했다.

특히 시간의 개념을 배제시키고 인간의 고독과 삶의 단면을 보듬어 안는 작가의 면모가 싱그럽다.

수묵작품의 경우 화면에 사람이 묘사되지 않았는데 실제로 사람이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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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