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교차판매와 카드 부문 활성화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며 내실있는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카드 및 소호영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행장은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력을 꾀하기 위해 연초 '시너지그룹'을 신설하고 카드사업본부를 상품전략그룹에서 분리해 은행장 직속으로 배치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김 행장은 "시너지그룹 아래 투자은행,법인영업,웰스 매니지먼트(WM),신사업본부를 뒀다"며 "이는 하나증권 대투증권 대투운용 등 계열사와 연계해 기업이나 거액자산가 등 주요 고객층에게 은행 증권 보험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객의 정보습득과 의사결정 기반이 점차 인터넷 등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사업본부에서 온라인 기반의 신규고객 창출 모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초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후 자체적인 자산확대에 주력해왔다. 2005년 말 103조원이던 총자산은 9월 말 125조원으로 19.4%나 증가했다. 이를 통해 대출 영업 영역을 계속 확대해왔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29조원으로 2005년 말(20조원)보다 45% 증가했고 이 중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호여신 부분은 70%나 급증했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 둔화와 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외형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은행 안팎의 전망이다. 김 행장도 "올해는 기본적으로 경영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며 "지난해와 같은 공격적인 자산확대보다는 자산의 질적 관리와 교차판매 등을 통한 비이자 부문의 수익성 향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카드 부문의 영업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지주사 차원에서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은행이 마케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카드쪽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지속적인 틈새상품 개발을 강조했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그동안 오토카드 커피카드 등 특화카드를 출시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나의 이런 강점을 잘 활용하면 올해 신용카드 매출액을 35% 높이고 회원수도 100% 증가한 600만명까지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김 행장은 또 예전에는 하나은행의 '텃밭'이었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프라이빗뱅킹(PB)분야와 지난해부터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는 소호분야에서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PB영업의 성패는 럭셔리한 영업점 등을 통한 '레드 카펫' 마케팅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의 노하우"라며 "프라이빗뱅커들의 역량개발과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위해 새로운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호영업과 관련해선 "그동안 소호업황지수와 소호지도 등의 전문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다면 올해는 소호고객군별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패키지로 제공해 소호시장의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은행권의 블루오션으로 투자은행(IB)분야와 해외진출을 꼽았다. 그는 "현재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인수합병(M&A) 등 IB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은행들이 없기 때문에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대비해 이 분야를 강화할 경우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2015년까지 중국,베트남,인도를 연결하는 '차이나 벨트'를 완성해 아시아 기반의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출신인 김 행장은 중국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하나은행의 중국진출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 행장은 "중국 동북3성 지역에 대해서는 지분인수를 통해 전략적 투자자로서 경영에 참여하거나 하나은행의 현지거점을 이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약력 △1952년 2월 부산 출생 △부산고,서울대 졸업 △1978년 한국투자금융 입사 △1993~1999년 하나은행 인사부장,종합기획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 역임 △2000년 하나은행 부행장보 △2001년 하나은행 부행장 △2005년 하나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