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씨(41)는 최근 집 전화 서비스 업체를 KT에서 하나로텔레콤으로 바꿨다.

수년 전부터 사용해 온 하나로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과 묶어 요금 할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전화 서비스 회사를 바꿔도 전화번호가 달라지지 않아 편리했다.

TV 포털 '하나TV' 가입도 검토하고 있다.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KT 가입자도 전화,초고속인터넷,TV포털 등의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경우 요금할인 혜택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하나로텔레콤에서 KT로 서비스 회사를 바꾸는 사례도 늘어나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

또 각종 통신·방송 서비스를 묶은 다양한 패키지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부는 이르면 1분기 중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KT와 SK텔레콤에 대해 요금 할인을 포함한 결합상품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다.


결합상품의 특징은 요금 할인이다.

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결합상품을 전면 허용하면 경쟁이 촉진되고 가계의 통신비 부담이 줄어든다.

정통부는 후발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는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상품 요금 할인을 허용하지 않았다.

KT 전화와 초고속 인터넷을 함께 써도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없다.

정통부는 2004년 6월 시내전화와 이동전화를 하나의 단말기로 이용하는 KT '원폰' 서비스를 인가하면서도 요금 할인은 불허했다.

이 바람에 2년이 지난 지금도 가입자가 20만명에 불과하다.

통신업계는 결합상품 판매가 전면 허용되면 10% 이상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 과금이 가능해져 요금 내기도 편하고 애프터 서비스받기도 편해진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통신·방송 사업자의 통합과 제휴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는 결합상품 전면 허용에 대비해 나름대로 전략을 짜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KT는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주축으로,SK텔레콤은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다양한 결합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휴대인터넷 와이브로,TV포털,인터넷전화,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등을 결합한 상품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유·무선 결합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KT와 KTF는 유·무선 결합상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LG그룹 통신 3사(LG 3콤)도 마찬가지다.

LG텔레콤의 이동통신,LG데이콤의 전화,LG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을 묶어 판매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유선통신 계열사가 없어 하나로텔레콤 등 다른 유선사업자와 제휴해야 하는 실정이다.

결합상품 메뉴 중 인터넷전화가 중요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정통부는 기존 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서비스 사업자만 바꾸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제도를 연내 도입할 방침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유선전화 대신 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를 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인터넷전화가 결합상품의 '감초'가 될 수 있다.

인터넷TV(IPTV)도 중요 변수다.

올해 인터넷TV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면 방송을 중심으로 전화,인터넷,이동통신 등을 묶는 결합상품이 나올 수도 있다.

세 가지 서비스를 묶으면 '트리플 플레이 서비스(TPS)',네 가지를 묶으면 '쿼드러플 플레이 서비스(QPS)'가 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