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가 격렬한 표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영상 저장장치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LG전자가 두 개의 규격을 동시에 재생할 수 있는 플레이어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최근 블루레이 디스크와 HD DVD에 담긴 콘텐츠를 모두 재생할 수 있는 '듀얼 포맷 플레이어'를 개발,내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처음 공개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LG전자는 CES에서 구체적인 출시 시기,자세한 성능과 기능,출시 가격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차세대 저장장치는 기존 DVD에 비해 저장용량이 3∼4배에 달해 풀HD급의 게임과 영화 콘텐츠를 완벽하게 지원하지만 아직 업체 간 표준 전쟁이 끝나지 않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 왔다.

예를 들어 블루레이 디스크 전용 플레이어를 구입하면 HD DVD 콘텐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제품 구입을 미뤄왔던 것.

그러나 LG전자의 새 제품을 이용하면 양측의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어 이런 소비자의 고민과 혼란이 해소될 수 있다.

특히 이 제품은 같은 트레이에서 한 개의 리더기가 양 규격의 디스크를 읽을 수 있도록 개발돼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일단 소비자들이 차세대 저장장치에 대해 지갑을 여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한편 LG전자의 이번 제품 개발로 차세대 저장장치를 둘러싼 양 진영의 표준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다른 전자업체들이 잇따라 비슷한 제품을 내놓을 경우 표준 전쟁의 필요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블루레이 진영을 지지하는 LG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소비자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며 "양 진영의 표준 전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니가 이끄는 블루레이 진영에는 삼성전자,LG전자,미쓰비시,필립스,샤프 등이 있으며 도시바가 이끄는 HD DVD 진영에는 NEC,IBM 등이 있다.

영화사 중에서는 소니픽처스 디즈니 MGM 드림웍스 등이 블루레이 진영을,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유니버설 등이 HD DVD 진영을 지지하고 있다.

블루레이 진영은 용량이 크다는 점을,HD DVD 진영은 기존 DVD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