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튜브는 지난해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열풍을 몰고왔고 구글에 인수돼 화제가 됐다.

이 유튜브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기업인이 있다.

판도라TV의 김경익 사장(40)이다.

김 사장은 4일 "올해 국내외에서 '판도라 미니'(동영상 플레이어)를 1억개 배포해 1억명이 판도라TV의 UCC 동영상을 보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판도라TV는 개인이 동영상을 올리거나 라이브 방송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휴대폰,PMP 등으로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원조' 동영상 사이트다.

2004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블로그 위주인 유튜브와 달리 개인 라이브 방송을 지향한다.

또 동영상 앞뒤에 광고를 붙이는 등 수익 모델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김 사장은 "올해 판도라TV의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해 한국이 아닌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유튜브와도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외로 나가는 기업은 지사를 세우고 현지인을 뽑고 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했지만 판도라TV는 한국에 거점을 두고 세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올해도 UCC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난해는 UCC 기반 서비스가 자리를 잡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UCC 동영상이 수익 모델로서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도라TV는 최근 콘텐츠 기금 30억원을 만들어 네티즌이 한 번 스트리밍을 할 때마다 저작권자에게 1원씩 주고 있다.

판도라TV는 이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 국내 동영상 업체로는 처음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으로부터 6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또 UCC 사이트로는 처음으로 월평균 방문자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하루 방문자수는 120만명이다.

김 사장은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사나이'로도 유명하다.

국내 인터넷 기업인 1세대인 그는 고집스럽게 한우물만 팠다.

경희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자동차 연구실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인터넷의 잠재력을 보고 1996년 사표를 냈다.

용산전자상가 다락방을 얻어 창업했다가 접기를 서너 번.1999년에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카드 사이트인 '레떼'를 만들었다.

레떼는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수익 모델이 부족해 2000년대 초 불어닥친 'IT 버블 쇼크'로 위기를 맞았다.

김 사장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선택한 것은 동영상이었다.

네티즌들이 마음껏 동영상을 올리며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주기로 한 것.그는 창업 당시의 심정을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 같은 가슴 벅찬 감동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그는 일곱 번의 실패 끝에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김 사장은 판도라TV의 올해 매출 목표를 169억원으로 잡았다.

물론 큰 액수는 아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UCC로 돈을 버는 업체가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다.

김 사장은 "국내 포털이나 UCC 사이트와 경쟁하진 않겠다"며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