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더불어 범여권의 정계개편 논의 과정에서 빠져야 한다는 '2선 후퇴' 요구를 받고 있는 정동영 전 의장과 고건 전 총리 간 장외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정 전 의장측은 여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2선 후퇴론'에 대해 "고 전 총리가 지지부진한 정계개편 추진 작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외곽에서 열린우리당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안영근 의원 등 여당 내 '친 고건파'가 주도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고 전 총리측이 배후라는 것이다.

정 전 의장측은 5일 "고 전 총리측이 여권의 분열을 재촉해 '수'를 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 전 총리측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고 전 총리가 범여권의 대권주자군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인데 굳이 정 전 의장을 공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고 전 총리는 정 전 의장을 협력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2선 후퇴론은 고 전 총리와 가깝지 않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다"면서 "여당 내부 분란의 책임을 외부로 돌리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와는 별도로 김근태 의장과 고 전 총리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다.

김 의장을 '좌파'라고 공격한 강봉균 정책위 의장이 고 전 총리와 지연 및 학연으로 연결돼 있어 당내 일각에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고 전 총리가 보수성향 의원을 동원해 열린우리당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