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1990년대 초만 해도 제약사 순위 10위권 밖에 있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00년대 초반부터 매출액 기준 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섰으니 단기간에 가장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인 제약사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연구개발 투자액을 과감히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이 회사는 올해도 매출 목표로 5000억원을 제시하고 이 가운데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키로 했다.

주가도 내재가치 급성장을 반영해 지난 3년간 무려 10배 가까이 뛰었다. 물론 지난해에는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우려로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으나,지금은 조정폭을 거의 만회한 상태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강력한 영업력과 업계 최고 연구개발력을 보유하고 있어 정부규제 리스크로 인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며 "특히 고령화에 따른 제약업종의 장기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한미약품의 투자매력이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미약품은 의약분업 이후에도 연간 15∼20%의 고성장을 지속해왔다"며 "정부의 약가인하 등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10년간 연평균 13%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07년에는 다수의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있다는 점도 주가에 호재다. 조은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2004년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을 출시한 이후 성장을 주도할 대형 신제품이 없었으나 올해에는 900억원 규모의 잠재시장을 보유한 플라빅스의 슈퍼제네릭 '피도글' 출시가 예정돼 있고,잠재시장 600억원 규모의 비만치료제 슈퍼제네릭 '슬리머'도 나올 것"이라며 "이 밖에도 경구용 발모제 '피나테드',어린이 전용 해열제 '멕시부펜' 등 블록버스터급 신제품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권해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네릭의약품 출시를 통해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고 △중국 유럽 등 해외 사업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제도 및 정책 변화가 미칠 부정적 영향이 상위권 제약사들에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에서 한미약품을 업종 최고선호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목표주가로 15만5000∼16만원 선을 제시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