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테크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 안목을 '글로벌' 쪽으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 만큼 연초부터 글로벌 자금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해보다 높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움직임은 포스트 브릭스 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는 점이다.

2004년 이후 재테크 시장에서 각광받았던 브릭스와 친디아가 투자 면에서 어느 정도 포화점에 도달함에 따라 차세대 투자처로 포스트 브릭스 시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금이 많이 유입되는 포스트 브릭스 시장으로는 이브사(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를 필두로 TVT(터키·베트남·태국),선진 7개국에 대비한 E7(브릭스+인도네시아·멕시코·터키),러디아(러시아·인도),이른바 롱테일 국가로는 베트남·몽골 등의 아시아에서 콩고·수단 등 아프리카,콜롬비아로 대변되는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이슬람 금융의 신장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주목해서 지켜봐야 할 움직임이다.

고유가를 바탕으로 중동의 오일머니가 커지고 있는 데다 원유매장량의 한계를 의식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중동 산유국들의 노력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향방 등 앞으로 변수는 많지만 예측기관들은 국제자금원에서 이슬람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 수준까지는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제 기채 시장에서는 유태계와 달러계 자금,화교계와 엔화 자금,이슬람 금융이 5대 자금원을 형성하고 있다.

세계적인 펀드들은 작년 9월부터 교체해온 종목들을 그대로 보유하거나 보유 비중을 소폭 늘리고 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 해서웨이는 제약 업종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업종이 제약업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투자전략으로 보인다.

작년 9월에 비해서는 비중을 낮추고 있기는 하지만 조지 소로스가 운영하는 소로스 펀드도 항공 업종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면 항공 업종의 수익성은 좋아지는 것이 관례다.

올해도 유가의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투자전략이다.

투자 대상이 금융상품에서 예술품,골동품과 같은 실물투자로 옮겨지는 것은 주목해서 봐야 할 변화다.

실제 뉴욕 시장에서 예술품 경매 움직임을 나타내는 메이 보제스 예술품 지수는 지난해 15%나 상승했다.

그만큼 예술품 시장으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러 요인 가운데 부자들이 예술품과 골동품을 투자 대상으로 선호하는 것은 주식,채권 등 금융 상품의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데다 수익률 자체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술품 투자의 특성상 관련 보험과 세금,상속과 지식재산권에 대한 컨설팅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부자들의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프라이빗 뱅킹(PB)을 올해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국내 금융회사들도 이 같은 글로벌 자금의 움직임에 맞춰 신상품을 내놓거나 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유념해야 할 점은 연초부터 부각되는 글로벌 재테크 시장과 수단은 시장 규모나 투자 성숙도 면에서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다.

이는 그만큼 투자에 따른 위험이 높다는 점을 시사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신상품을 선택한다 하더라도 위험 관리에 특별히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