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도 프랜차이즈 바람이 불고 있다.

브랜드 파워를 갖춘 본사의 체계적인 종업원 교육으로 미용 서비스를 표준화한 프랜차이즈 미용실이 '동네 미장원'을 빠르게 대체해 가고 있는 것. 몸집을 불려 기업화한 미용실 전문업체들 간에 인수합병(M&A)이 일어나는 등 업계 내부의 시장 재편 움직임도 분주하다.

◆프랜차이즈 미용실로 수요 집중

시장 조사 전문기관 'M&C리서치'에 따르면 전국의 미용실(8만1095개) 중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1007곳으로 전체의 1.3%에 불과한 반면,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4%에 이른다. 1년 전(10% 안팎·업계 추정)에 비해 두 배 넘게 비중이 높아진 것.

미용실을 찾는 고객의 수요가 '동네 미장원'을 떠나 소수 브랜드 미용실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고급 미용실 '리안'을 운영하는 미창조는 신규 매장 개설 효과와 수요 집중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에 비해 122%나 뛰어 올랐다고 밝혔다. 판도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면서 주요 미용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동안 많은 가맹점을 새롭게 확보하며 네트워크를 늘려가고 있다.

가장 많은 가맹점수를 가진 '박승철 헤어 스투디오'는 지난해 24개 매장을 새롭게 열어 총 지점수가 156개로 늘었다. 2위 미랑컬도 단숨에 40개를 늘려 132개의 매장을 확보,박승철 헤어 스투디오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이 밖에도 리안(총 98개),박준 뷰티랩(해외 포함 총 81개),이철 헤어커커(총 77개),이가자 헤어비스(해외 포함 총 72개) 등도 작년에만 각각 10~30개의 가맹점을 새롭게 받았다.

◆'치킨'처럼 서비스 표준화

이처럼 프랜차이즈 미용실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모든 점포에서 표준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종업원 교육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용 서비스는 종업원의 '개인기'에 의존하는 측면이 커 외식 분야처럼 제품 표준화가 어려웠고,프랜차이즈화가 불가능한 영역으로 생각돼왔다.

하지만 최근 미용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본사에서 체계적인 교육 훈련 시스템을 확보하고 시즌별로 표준화한 커트,파마 등을 가맹점 종업원들에게 집중 교육시키고 있다. 박준 뷰티랩 교육팀 관계자는 "마치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매년 신제품을 내놓듯이 본사가 최신 유행 스타일을 연구하고 표준화된 스타일을 만들어 분기별로 가맹점주와 종업원에게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점포를 가더라도 비슷한 숙련도를 가진 종업원에게 서비스 받도록 해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것.

◆미용실도 'M&A 전쟁'?

미용실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가 커지고 기업형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업체 간에 M&A가 일어나는 등 시장 재편 움직임도 일고 있다. 미창조는 지난달 한 미용실용품 공급업체가 운영하던 저가·소형 미용실 프랜차이즈업체 '다미헤어(총 40개 점포)'를 인수했다. 미창조는 소비 양극화에 맞춰 고급 미용실 '리안'과 커트요금이 5000~8000원에 불과한 다미헤어로 '양수겸장'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도 업계 상위 업체들은 영업 조직을 총동원해 목 좋은 자리에 위치한 미용실 사장들을 설득해 자사에 가맹하라고 유도하는 등 동네 미장원 단위의 소규모 M&A 전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