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貞希 < 밝은청소년지원센터 상임대표 yourscenter@hanmail.net >

여중생 집단폭행 가해학생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인터넷에 뜬 동영상을 보고는 눈앞이 캄캄했으며 일이 그렇게 커질 줄 몰랐고 사람들이 알아볼까봐 밖에 나가는 것조차 무섭고 두렵다고 한다.

현대인에게 인터넷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인터넷을 한다고 하니 먹고 자고 이동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인간의 활동 중 가장 비중이 크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분명 인터넷은 인간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문명의 이기(利器)임에 틀림없다.

시공을 초월한 정보 수집 및 교류, 인간관계,전자 거래 등은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게 해준다.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삶의 양식도 획기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그런데 인간의 의식과 문화가 이를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이러한 문화지체 현상이 다양한 역(逆)기능을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 강국(?)답게 이러한 역기능을 가장 먼저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상에서 청소년들은 많은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해자 피해자가 되고 있다.

그런데 그 심각성을 우리 사회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발달 특성 상 아직 윤리 의식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인터넷이야말로 일탈을 꿈꾸거나 호기심을 만족시키는데 아주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얼굴도 이름도 드러내지 않으며 하고 싶은 말과 행위를 누구의 제재도 없이 순간적으로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은 호기심으로 가득찬 청소년들에게는 그야말로 별천지가 아닐까? 다분히 인권을 침해하는 글과 악성 댓글을 올리고,동의 없이 사진과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포르노사이트를 비롯한 유해 사이트를 드나들고, 심지어는 직접 운영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활용하여 성매매,성폭행을 하고,해킹으로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적어도 인권침해 글과 악성 댓글을 올려본 청소년들이 70%를 넘어서며 성매매 청소년의 90% 이상이 인터넷을 매개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온갖 유해 사이트에 청소년들이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정보통신윤리교육이 시급함을 말해준다.

이번 여중생 집단폭행 동영상 사건은 인터넷이 순식간에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도 걷잡을 수 없는 상처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냥,장난 삼아,호기심으로 인터넷을 남용하는 청소년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나아가 관련 당국과 학교,가정에서 정보통신윤리교육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진정한 정보통신강국이란 적어도 무지(無知)해서 사이버 상에서 가해자,범죄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는 일이 없을 때,건강한 사이버문화가 확립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