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최대 풍속 시속 56km(초속 14m).중심을 잡고 서 있기가 쉽지 않으며,'강풍 주의보'가 내릴 만한 바람이다.

하와이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길이7411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PGA투어 시즌 개막전 메르세데스벤츠챔피언십(총상금 550만달러)이 이런 조건에서 치러지고 있다.

사흘 내내 언더파를 친 선수는 34명 중 고작 3명.모두가 내로라 하는 톱랭커들이지만,강풍 속에서 인내심을 발휘하고 집중력을 유지한 선수들만이 리더보드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첫날 공동 1위였던 최경주(37·나이키골프)는 둘째날 4오버파로 주춤하더니 셋째날에는 다시 언더파로 회귀하며 10위권을 유지했다.

최경주는 7일(한국시간) 속개된 대회에서 2언더파(버디3 보기1)를 쳤고,3라운드 합계 2언더파 217타로 공동 10위에 랭크됐다.

선두와 9타차로 우승은 힘들어졌다.

최경주는 드라이버샷 아이언샷 등 롱게임은 평균 이상이었지만,강풍 속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퍼트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라운드당 평균 32개인 퍼트 수가 이를 증명한다.

3라운드에서도 '이지 홀'인 18번홀(파5·길이663야드)에서 세 번째 샷을 홀 옆 1.8m 지점에 떨구고도 버디퍼트를 성공하지 못했다.

시즌 첫 대회에서 '톱10'에 들기 위해서는 최종일 분발해야 할 터인데,최경주의 지난해 스코어 흐름을 보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최경주가 지난해 출전한 25개 대회(매치플레이 제외)에서 4라운드 성적이 3라운드 성적보다 좋았던 것은 7차례에 불과하다.

12개 대회에서는 4라운드 성적이 더 나빴던 것.'뒷심'이 시원치 않았다는 방증으로,올해 결과가 주목된다.

최경주는 2003년 이 대회에서 3라운드 때 코스레코드(62타)를 세웠다가 그 다음 날 73타를 쳤다.

지난해 스코어는 3라운드 77타,4라운드 76타였다.

이 대회와 우승인연이 없는 비제이 싱(44·피지)은 3일 연속 언더파를 친 끝에 중간 합계 11언더파 208타로 단독선두를 지켰다.

공동 2위 아담 스콧(호주),트레버 이멜만(남아공)과는 3타차.

"올해는 무조건 많이 우승하고 싶다"는 싱과 지난해 투어챔피언십 최종일 맞대결에서 싱을 제압한 바 있는 스콧의 챔피언조 대결이 주목된다.

두 선수는 강풍 속에서 54홀 동안 단 한 개의 더블보기도 기록하지 않는 견실함을 보이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