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최근 배타적 경제수역(EEZ)이 설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이 먼저 이름을 붙인 제주도 서남쪽 이어도 인근의 수중암초에 '파랑초'라는 한글 이름을 붙였다. 이에 따라 암초 명칭을 놓고 중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해양부는 이어도 북동쪽 4.5km 지점에 있는 수심 24.6~27.2m의 수중암초를 '파랑초'라고 명명했다고 7일 밝혔다. 중국이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이 암초를 조사한 후 임시로 '딩옌(丁岩)'이라는 이름을 먼저 붙였지만 중국 영토보다 마라도와 이어도에서 훨씬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감안,한글 이름을 달게됐다는 게 해양부 측의 설명이다.

한국 정부의 측량에 따르면 서북쪽에서 동남쪽으로 뻗어있는 이 수중암초의 길이는 372m이며 폭은 169m,면적은 5만2800㎡다. 전체적으로 사람의 발바닥 모양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중국측이 이 암초를 발견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조사선을 보내 암초를 측정했다.

해양부는 향후 국제기구의 국제지도 작성시 이 암초가 중국 이름인 '딩옌' 대신 '파랑초'로 표기될 수 있도록 전방위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 암초 근처 이어도를 둘러싸고는 중국과 우리나라가 아직 양국 간 배타적 경제수역(EEZ) 경계를 획정하지 않아 해양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행동을 취한 것은 한국정부다. 정부는 이어도가 우리 EEZ 안에 위치한다는 해석 아래 국제법규상 자국 EEZ 내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근거로 1995~2003년 이어도에 플랫폼 형태의 종합해양과학기지를 건설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어도가 속한 해역이 양국이 주장하는 EEZ끼리 중첩되는 해역이어서 EEZ 경계획정이 안됐다는 이유로 한국의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