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發 위기] 死活 걸린 글로벌大戰 속 20년째 '공멸 불사' 투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년 연속 목표미달 암운
日에 치이고, 中에 쫓기고
日에 치이고, 中에 쫓기고
"경영환경은 어렵고 선진 업체의 견제와 후발 업체의 추격은 거세지고 있다.
브랜드나 감성 품질과 같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는 아직까지 선진 업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월2일 시무식)
"환차손 만회를 위한 판매가격 인상에도 한계가 있다.
도요타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격을 더 올리면 지금처럼 팔리겠느냐."(김동진 현대차 부회장,1월5일 판매촉진대회)
현대차 경영진이 새해 들어 느끼는 위기 체감지수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무엇보다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경쟁 업체들이 '현대차 시장 빼앗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로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지난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는 45만5520대를 판매,전년(45만5012대)에 비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유럽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차의 지난해 서유럽 판매량은 33만1925대로 전년보다 5% 줄었다.
비교적 사정이 나은 편인 중국과 인도에서조차 현대차는 작년 초 세운 사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가 환율과 노사분규로 휘청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일본과 중국 업체들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차를 밀어내고 수입차 시장 1위에 오른 데 이어 중국에서도 7위로 상승하며 현대차(4위)에 바짝 따라붙었다.
인도에서는 새로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현대차의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토종 업체인 치루이자동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손잡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 값싼 소형차를 내놓기로 해 현대차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현대차는 올해를 '글로벌 리더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총력전 태세에 돌입했다.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느냐,아니면 주저앉느냐는 기로에 서 있지만 노사가 똘똘 뭉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비장한 각오는 새해 벽두부터 노사분규라는 암초에 걸려 무너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연례행사처럼 벌어져온 파업이 올해는 일찌감치 시작되며 현대차를 고립무원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성과급 차등 지급에 반발한 노조의 특근 및 잔업 거부로 벌써 4583대의 생산 차질과 66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노조가 성과급 투쟁에 들어간 지난달 28일부터 계산하면 손실은 7752대와 1200억원으로 불어난다.
노조의 공언대로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간다면 올해는 어느 해보다 파업에 따른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세운 428만대 판매 및 106조원 매출 목표 달성에 실패,노조 파업이 극심했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목표에 미달하면서 '현대차의 노조발 위기'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경영 목표 미달에 그치지 않고 현대차가 그동안 쌓아올린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에 노조는 이제 도요타 등 경쟁 업체보다 더 무서운 내부의 적이 돼 버렸다"며 "강성 노조가 변하지 않는 한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의 꿈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브랜드나 감성 품질과 같이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는 아직까지 선진 업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1월2일 시무식)
"환차손 만회를 위한 판매가격 인상에도 한계가 있다.
도요타에 비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가격을 더 올리면 지금처럼 팔리겠느냐."(김동진 현대차 부회장,1월5일 판매촉진대회)
현대차 경영진이 새해 들어 느끼는 위기 체감지수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무엇보다 환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해외 경쟁 업체들이 '현대차 시장 빼앗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로 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지난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는 45만5520대를 판매,전년(45만5012대)에 비해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유럽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차의 지난해 서유럽 판매량은 33만1925대로 전년보다 5% 줄었다.
비교적 사정이 나은 편인 중국과 인도에서조차 현대차는 작년 초 세운 사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차가 환율과 노사분규로 휘청거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일본과 중국 업체들은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차를 밀어내고 수입차 시장 1위에 오른 데 이어 중국에서도 7위로 상승하며 현대차(4위)에 바짝 따라붙었다.
인도에서는 새로 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현대차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도 현대차의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토종 업체인 치루이자동차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손잡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 값싼 소형차를 내놓기로 해 현대차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현대차는 올해를 '글로벌 리더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총력전 태세에 돌입했다.
글로벌 업체로 도약하느냐,아니면 주저앉느냐는 기로에 서 있지만 노사가 똘똘 뭉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비장한 각오는 새해 벽두부터 노사분규라는 암초에 걸려 무너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연례행사처럼 벌어져온 파업이 올해는 일찌감치 시작되며 현대차를 고립무원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성과급 차등 지급에 반발한 노조의 특근 및 잔업 거부로 벌써 4583대의 생산 차질과 66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노조가 성과급 투쟁에 들어간 지난달 28일부터 계산하면 손실은 7752대와 1200억원으로 불어난다.
노조의 공언대로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간다면 올해는 어느 해보다 파업에 따른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세운 428만대 판매 및 106조원 매출 목표 달성에 실패,노조 파업이 극심했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목표에 미달하면서 '현대차의 노조발 위기'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한 경영 목표 미달에 그치지 않고 현대차가 그동안 쌓아올린 글로벌 경쟁력의 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에 노조는 이제 도요타 등 경쟁 업체보다 더 무서운 내부의 적이 돼 버렸다"며 "강성 노조가 변하지 않는 한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의 꿈을 접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