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진작에 투쟁을 버렸어야 합니다."

"일자리를 잃고 나니 그제서야 회사 발전이 먼저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6일 GM대우 부평공장에서 만난 이 회사의 복직 근로자들은 정리해고와 재취업,복직 등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2001년 2월 대우자동차에서 해고된 뒤 2003년 7월 복직한 김대중씨(42)는 "과거 대우차 노조는 회사의 경영상태 등은 고려하지도 않고 무조건 조합원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그러나 회사가 어려워지니 결국 모두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군중심리에 휩쓸려 파업이나 폭력시위에 동참한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이날 휴일 특근 중이던 그는 "지난달부터 주말에 제대로 쉬어 본 적이 없지만 일거리가 있어 행복하다"며 밝게 웃었다.

권순열씨(46)는 대우차에서 해고된 뒤 인천 남동공단의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던 때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곳의 동료 근로자들이 "이기적인 대기업 노조 출신"이라며 권씨에게 면전에서 비난을 퍼부었던 것.대우차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처우와 환경에서 일하던 이들이 과격 투쟁을 일삼는 대기업 노조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던 것이다.

권씨는 "과거에 노조 간부였던 이들조차 요즘엔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후회를 한다"고 전했다.

최근 GM대우 근로자들 사이에는 제몫 찾기보다 회사 발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았다.

권씨는 "더 높은 급여와 대우를 받고 싶다면 폭력을 써 가며 사측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회사를 발전시키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때 대표적 강성노조였던 옛 대우자동차 노조원들이 대부분인 GM대우 노조는 지난해까지 4년째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는 등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