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안구건조증 TV·PC·히터 등 노출때 악화
건조하고 탁한 사무실 공간에서 컴퓨터와 장시간 씨름하는 직장인들이 안구건조증을 호소하고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적게 나오거나 빨리 마르는 질환으로 눈이 뻑뻑하고 침침하며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최근엔 안구건조증이 단순한 눈물 부족 현상이 아니라 만성적 자극으로 인해 안구 표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재인식되고 있다.

○눈물 한 방울의 역할

눈물은 평상시 지속적으로 생성돼 안구를 부드럽게 움직이고 이물질과 세균을 방어하며 눈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기능을 한다. 물론 통증·먼지·연기·매운 맛·슬픈 감정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분비되는 눈물도 있다. 안구건조증은 안구의 움직임과 보호에 필요한 눈물 분비에 문제가 있는 것을 말한다.

눈물은 안구 바깥부터 안쪽 방향으로 지방층 수성층(눈물층) 점액층 등 3층 구조로 돼 있다.

자율신경계와 안구 관련 조직의 유기적 협조에 의해 3층 구조가 안정돼야 기름 성분과 수성성분이 조화를 이뤄 눈물이 천천히 마르고 윤활작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3층 구조가 깨지면 눈물이 빨리 증발하는 등 문제가 생긴다.

○질병 약물 수술후유증이 초래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눈이 시리고 쓰라리거나 콕콕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눈이 자주 충혈되고 실 모양의 끈적끈적한 눈곱이 생긴다.

대개 오후가 되면 증상이 심해지고 바람 연기 에어컨 히터 TV시청 컴퓨터작업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며 어떨 때에는 오히려 정상인 경우보다 눈물이 많이 나온다.

안구건조증은 △쇼그렌증후군 등 자가면역 질환에 의해 입안 안구 피부 등이 건조해질 경우 △감염·수술·안면신경마비 등으로 눈물샘·눈물관·눈물반사분비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경우 △고혈압약,항우울제,항히스타민제,부정맥치료제,녹내장약,먹는 피임약,감기약,이뇨제 등의 장기 사용으로 눈물분비량이 감소된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또 눈꺼풀의 염증이나 헐거움,콘택트렌즈 착용,과도한 눈깜박임,라식수술,익상편(결막주름이나 섬유혈관성 조직이 날개 모양으로 각막을 덮으며 자라남) 등 각결막 질환에 의해 눈물이 빨리 증발할 때 야기된다.

○꾸준한 인공누액 사용이 기본

가장 주된 치료는 인공누액을 점안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것이다.

인공누액은 눈물의 3가지 성분인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이 잘 유지되도록 조성돼 있다.

정성근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인공누액은 부족한 눈물을 임시로 보충해주는 역할만을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책이 될 수 없지만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서 환자 임의로 사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인공누액은 크게 3가지 성분으로 나뉜다.

메틸셀룰로스는 굴절률이 눈물과 유사하고 눈물의 점도를 높여 눈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게 장점이지만 시야가 흐려 보일 수 있고 눈꺼풀에 딱지를 형성하거나 끈적거림이 느껴지는 게 단점이다.

친수성인 폴리비닐알코올은 흡착성이 좋아 30분 정도 눈에 머물 수 있으며 각막 표면에 단단히 달라 붙은 후 인근에서 물기를 끌어다 각막에 재분포시켜 두꺼운 눈물층이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히알우론산은 각막 손상의 치료에 도움이 되며 염증을 유발하는 안구 내 면역 반응 관련 물질과 결합해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신 치료제인 사이클로스포린 성분의 '레스타시스'는 지속적 자극이 가해져 안구표면이 손상돼 염증 반응이 야기될 때 쓴다.

T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 염증반응을 촉진하는 데 이 약은 T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하루에 2번 점안하면 눈물의 양이 증가하고 안구표면 건조증,광자극에 대한 민감성,눈의 침침함이나 가려움증이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