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스크린 혁명이 일고 있다.' 외국 언론들은 이번 'CES 2007' 전시회의 정보기술(IT) 트렌드를 이렇게 요약했다.

영화에서 시작된 스크린 혁명이 2세대 TV,3세대 컴퓨터를 거쳐 4세대 휴대폰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컴퓨터로 이용하는 인터넷을 휴대폰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바로 '모바일 인터넷'이다.

삼성전자가 9일 세계 인터넷 시장을 주도하는 구글,야후와 제휴를 맺은 것은 정보통신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인터넷은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접속,인터넷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이다.

모토로라는 이를 '주머니 속 인터넷'이라고 표현했다.

삼성은 이번 제휴를 계기로 구글이나 야후 사이트에 바로 접속하는 휴대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휴대폰에 네이트나 매직엔 등 이동통신사 무선인터넷 버튼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구글과 야후 전용 프로그램도 탑재한다.

이렇게 되면 버튼 한 번만 눌러 해당 사이트에 접속,검색 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프리미엄 휴대폰 글로벌 리더와 메이저 인터넷 업체 간 제휴는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

글로벌 기업 간 각축전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이 3세대로 진화하면서 무게 중심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컴퓨터는 이날 컴퓨터의 기능을 휴대폰에 통합한 신개념 모바일폰인 '애플폰'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도 인터넷 기능을 대폭 확장한 '인터넷 타블렛'을 이번 전시회에 선보였다.

글로벌 단말기 업체들은 구글 야후 등과 제휴,전용 단말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SK텔레콤이 구글과 제휴한 것을 비롯해 보다폰,T모바일,싱귤러,스프린트 등 글로벌 이동통신사들도 앞다퉈 인터넷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망 개방과 맞물려 모바일 인터넷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아직은 이동통신사들이 독주하고 있지만 네이버 다음 등 유선 포털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유선 포털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휴대폰이 나왔고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업체 등은 유무선 연동 표준 공동개발에 나섰다.

올 상반기 중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전국 서비스가 시작되면 모바일 인터넷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이날 CES 전시장에서 "지금 세계는 고정형 인터넷 시대에서 이동이 가능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발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유비쿼터스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유창재·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