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글로벌 톱3,생산량은 글로벌 빅3.'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하기 위한 포스코의 비전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국내외 철강업계는 급변하고 있다.

국내 철강산업은 성숙기에 진입,내수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는 잇따른 인수합병(M&A) 등으로 대형화가 진행되고 있고 중국 등 신흥 철강국가들의 도전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지속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포스코의 전략 목표가 바로 '글로벌 톱3'와 '글로벌 빅3'다.

우선 '글로벌 톱3'는 국내에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고부가가치화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포스코는 2008년까지 자동차강판,전기강판,API(고급유정용강관)강재 등 고부가가치 8대 전략제품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자동차강판 생산설비를 확충하고,전기강판과 후판설비를 신예화하는 등 설비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스트립캐스팅 공법(쇳물부터 열연코일까지의 제조 과정을 단축시키는 공법) 등 포스코 고유의 철강 혁신공정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광양 2고로(용광로) 개수 등 설비 신예화에 발벗고 나섰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현재 3000만t 수준인 국내 생산능력을 3500만t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빅3' 도약은 중국 인도 등 전략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생산능력을 확대해나가는 게 골자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해외 생산규모를 1500만t으로 늘려 국내외 전체 생산규모를 5000만t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최근 "국내 철강산업의 성숙기에 대비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철강업이 성공할 수 있는 곳으로 진출하는 게 좋다"며 "중국 인도 동남아 멕시코 등 수요가 왕성한 곳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작년 11월 중국 상하이 인근에 소재한 장가항포항불수강에서 연산 6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설비를 준공했다.

이로써 포스코는 철강제품중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스테인리스부문에서 세계 3대 업체로 부상하게 됐다.

특히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설비를 준공한 것은 포스코가 처음이라는 데 의미가 크다.

전기로에서 쇳물을 뽑아낸 뒤 최종 스테인리스 판재류까지 생산하는 스테인리스 일관 생산설비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총 7억2000만달러가 투자됐다.

연산 20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청도포항불수강까지 포함할 경우 누계 투자비는 총 10억달러를 넘는다.

포스코는 인도에서도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현재 포스코는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 파라딥 지역에서 2010년까지 연산 400만t을,최종적으로는 1200만t 규모의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인도 정부로부터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6억t 규모의 철광석 광권을 확보한 데 이어,최근에는 제철소 부지 전체가 인도 정부로부터 '특별경제구역'으로 승인 받았다.

특별경제구역 지정으로 포스코는 최장 15년간 50~100%의 법인세와 지역 내 반입되는 원자재 및 원료에 대한 관세,소비세를 면제받게 돼 향후 제철소 건립작업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포스코는 작년 10월에는 베트남 내 최대 철강 수요지역이자 경제중심도시인 호찌민시 인근 붕따우성에서 2012년까지 2단계에 걸쳐 연산 150만t규모의 냉연공장과 연산 300만t 규모의 열연공장을 세우는 프로젝트 투자도 승인받았다.

포스코는 1단계로 올해 10월 70만t급의 냉연공장을 착공,2009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생산에 필요한 열연강판은 우선 포스코로부터 자체 공급받거나 중국 등 해외에서 수입하고 궁극적으로는 인도제철소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고 자동차강판 공급사의 위상을 다진다는 목표로 북미지역 진출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멕시코지역에 연산 40만t의 자동차용 아연도금합금강판,아연도금강판 등을 생산하는 CGL공장 설립인가를 작년 12월 받았다.

총 2억6200만달러가 투자되는 이 공장은 올 10월에 착공돼 2009년 6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멕시코는 노동비가 저렴한 데다,GM(제너럴모터스) 벤츠 현대차 등 총 220여만대의 자동차 생산 능력을 보유한 미국 남동부 지역과 인접해 최적의 자동차강판 공급기지로 꼽힌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철광석 산지인 인도에는 상공정(용광로를 통해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 슬래브 등 반제품을 만드는 과정) 투자를 하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에는 최종 제품 생산설비를 건설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쇳물은 원료가 있는 광산근처에서,제품 생산은 시장 근처에서'라는 새로운 철강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