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세계 제철기술의 신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포스코는 오는 4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연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1공장 상용화(상업화) 준공을 목적에 두고 있는 것.파이넥스 공법은 14~15세기에 개발돼 지난 100여년간 가장 경제성이 높은 철강생산 공법으로 평가돼온 기존 고로(용광로)공법을 대체할 수 있는 신기술로 평가된다.

포스코는 이를 통해 세계 제철 기술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최정상의 글로벌 철강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고로 공법은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 슬래브 후판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 모든 철강제품을 만들 수 있는 제철기술이다.

하지만 이 공법은 제철 양대 원료인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공장과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화성공장이 필요한 게 단점으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이넥스 공법은 가루형태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해 오염물질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아직 지구상에 매장량이 많아 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루형태의 철광석을 바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도 높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평소 "파이넥스 공법은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데 아주 적합한 공법이다.

포스코가 이 공법의 상용화에 성공하면 세계 철강산업에 실질적인 공헌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동안 일본 호주 유럽 등 선진국도 파이넥스 공법과 비슷한 신공법 개발에 심혈을 쏟아 왔지만,상업화는 포스코가 한 발 앞서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2003년 5월부터 파이넥스 상용화에 앞서 관련 조업기술을 개발하고 최적화하는 파이넥스 데모플랜트(시험설비)를 완공,이를 가동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파이넥스 데모플랜트는 제철설비의 대표적 생산성 척도인 석탄사용비(쇳물 1t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석탄사용량)는 물론 가동률,연속가동일수,생산량 등 제반 부문에서 당초 계획을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동비(원재료 등)만 놓고 볼 때 데모플랜트의 원가는 현재 대형 용광로(연산 300만t급)와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개선됐을 정도로 원가경쟁력이 높아졌다는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또 현재 데모플랜트에서 나오는 쇳물은 고로에서 생산되는 것과 품질차이가 거의 없어 제강공장에 그대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품질도 양호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가 완공되면 포스코는 해외 선진국으로부터 비싼 대가를 지불하고 제철기술을 도입하던 지난 30여년간의 단계에서 벗어나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제철기술을 보유한 회사로서 당당하게 부상하게 된다"며 "세계 철강 기술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