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올해 사업계획 작성 때 달러당 925원으로 책정했던 기준 환율을 900원으로 하향 조정,'환율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당초 11일께로 예정됐던 사장단 인사는 다음 주로 연기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9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계열사 사장단과의 만찬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올해 사장단 인사에 대해 심사숙고 중"이라며 "다음 주에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러나 인사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도 이날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에게 "올해 사장단 인사는 예년보다 다소 늦어질 것"이라며 "이는 검토를 조금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 일각에선 인사발표 지연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의혹 사건'과 관련된 일부 계열사 사장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는 18일로 예정된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실장은 이와 함께 "올해 그룹 매출목표를 사상 최고치인 150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에서 책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2004년 145조원의 실적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환율 하락 등의 요인으로 매출 150조원을 올리지 못했다.

이 실장은 "올해 가장 큰 어려움은 환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삼성은 최근의 달러화 약세를 반영,사업계획상의 기준 환율을 925원에서 900원으로 내렸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