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당이 당내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을 내세워 공화당에 앙갚음을 하고 있다고 미 의회 관계자들이 9일 전했다.

지난해 11.7 중간선거에서 승리, 의회를 장악하게 된 민주당은 그간 공화당으로부터 당해온 설움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을 내세워 되갚음하고 있다는 것.

과거 클린턴 전대통령 시절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면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41대 미국 대통령을 지냈고, 앞으로는 아들 부시 대통령이 분명 43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해왔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공화당의 이같은 '으름장'에도 불구, 당시 현 부시 대통령을 압도할 만한 민주당 후보가 없었던 터라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민주당 의원들은 이젠 '빌 클린턴은 42대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은 44대 대통령'이라는 말로 공화당 의원들을 골려주고 있다고.

의회의 한 소식통은 "민주당 의원들은 요즘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면 윙크를 하면서 '힐러리 44'라는 말을 건넨다"면서 "요즘 워싱턴 정가에서 '힐러리 44'라는 말이 빠른 속도로 번져 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소식통은 "이런 농담을 접한 공화당 의원들은 처음엔 당황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공감을 표하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