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그룹이 올해 경영 목표를 밝혔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다소 보수적인 전략을 세웠다고 하는데요. 환율이 올해에도 역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정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앵커-1] 삼성그룹이 올해는 매출 목표를 어느정도로 잡았나요.

[기자]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은 올해 그룹의 매출 목표를 150조원 이상으로 잡았다고 밝혔습니다.

이학수 부회장은 어제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그룹 매출 목표를 150조원 정도로 세웠다"며 "현재 목표치에 대해 미세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매출 목표가 148조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환율 영향을 감안한 보수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5년에는 144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아직 계열사별 실적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의 작년 매출 목표는 63조원이었지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3조2900억원을 기록했고 이번주 발표될 4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예상치는 16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연간 매출 추정치는 약 60조원 가량으로 당초 목표치에는 약간 못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입니다.

[앵커-2]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환경 순탄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인 전략을 세운 것 같은데요. 가장 문제가 되는 요인이 무엇입니까.

[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던 요인으로 무엇보다 환율을 꼽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연초 10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900원 초반대로 떨어졌습니다. 올해도 환율 변동이 계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매출 변동폭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환율 목표치를 당초 925원에서 920원 아래로 낮춰잡았습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환율에 대한 우려감을 여실히 드러냈는데요.

윤 부회장은 기자를 만나 "올해 경영 기준 환율을 920원대에서 그 밑으로 재조정했다"며 "수출비중이 80%가 넘어 환율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선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출 목표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들도 제기됐지만 올해도 역시 환율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다만 반도체 경기와 관련해 황창규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반도체 경기가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황사장은 "반도체 경기 비관론이 일부 제기되는데 반도체 경기는 좋을 것"이라며 "상반기 중 신제품을 출시하면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윈도 비스타의 영향으로 반도체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3]

경영목표 뿐 아니라 삼성그룹은 사장단 인사가 임박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사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들도 제기되는 것 같은데요?

[기자]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는 당초 11일경으로 예상됐지만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은 "올해 인사가 조금 늦어질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검토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2일 삼성전자 실적발표가 예정돼있는 등 그룹 안팎의 여러 행사들이 많아 조직개편이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됐는데요.

한 익명의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인사가 이번주말이 아니라 다음주말까지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행사나 검토 지연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건희 회장의 소환이 달려있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사건의 항소심 선고 공판이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본 뒤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앵커-4]

이번 삼성의 임원 인사에서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이재용 상무의 승진여부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기자]

이재용 상무의 전무 승진은 기정 사실화되고 있습니다.

어제 삼성인상 시상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은 장남인 이재용 상무의 승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재용 상무의 승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회장은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습니다.

작년에도 승진이 유력했지만 안팎의 상황을 이유로 미뤄온 가운데 올해는 이 상무가 공식 기자간담회에 직접 나서는 등 본격 행보를 보이면서 승진이 더욱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다른 그룹의 사례처럼 이 상무가 몇 단계를 건너뛰어 사장 이상의 직급으로 승진할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올해 전무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한정원기자 jw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