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인수·합병(M&A)은 증시의 주요 테마가 될 전망이다.

미국 증시가 상승을 지속했던 1980~90년대 M&A는 대세 상승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한국 증시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급증 추세를 보인 M&A가 올해도 대형 매물이 쏟아지며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 구조조정기업 대형 매물 잇따라

최재신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풍부한 현금 보유 능력,M&A 규제 완화와 제도개선,구조조정의 필요성 증가 등이 M&A 시장을 급성장시켰다"며 "올해도 구조조정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수요가 M&A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채권단이 지분을 매각하려는 기업으론 현대건설 대우인터내셔널 대우조선해양 대한통운 하이닉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덩치가 큰 우량회사로 매각될 경우 재계 또는 업계 순위를 뒤바꿔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동욱 CJ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LG카드와 대우건설의 경험으로 볼 때 업종 내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비교우위에 있는 기업들의 M&A 이슈가 부각되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져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지분은 아니지만 M&A 시장에 사실상 매물로 나와있는 외환은행과 하나로텔레콤도 관심 대상이다.

두 회사 모두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규모와 영업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자산주·지배구조 관련주도 주목

구조조정 기업과 함께 올해 자산주와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도 M&A시장의 주요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재신 연구원은 "인수자 입장에선 현금이나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높은 회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어 자산 대비 저평가돼 있는 기업은 좋은 M&A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가치에 비해 싸게 거래되고 있는 종목으론 넥센 대동전자 코오롱 한국공항 등을,현금성 자산이 많은 기업으로는 신도리코 동양메이저 대구백화점 등을 꼽았다.

CJ투자증권은 최근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이거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기업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화성산업 등 장하성펀드 관련주와 사모펀드가 경영 참여 목적으로 지분을 인수한 샘표식품 디아이 삼양중기 등이 대표적 종목이다.

이와 함께 금융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 자본시장통합법 발효를 앞두고 중소형 증권사의 향배가 관심사며,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금융도 어떤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될지 주목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