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세계 10위,2015년 세계 6위' 현대제철의 중장기 비전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기존 사업의 원천경쟁력 강화 △제철사업의 성공적 추진기반 확보 △조직의 스피드와 유연성 향상 등을 올해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기술경쟁력 확보와 원가 절감,위기 대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5조500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18.2% 늘어난 6조5000억원으로 잡았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명실상부한 종합제철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충남 당진에 연간 최대 80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

2010년 고로 1호기에 이어 2011년 고로 2호기를 완공하게 되면 지난해 1000만t이었던 현대제철의 생산량은 단숨에 1800만t으로 늘어난다.

세계 10위 수준이다.

고로 3호기 공사가 끝나는 2015년에는 연간 최대 2200만t을 생산해 세계 6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로 방식의 제철소 건설이 갖는 의미는 단순히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현대제철이 쓰고 있는 전기로 공법(고철을 전기로 녹이는 방식)으로는 원료인 철스크랩(고철)에 불순물이 많이 포함돼 있어 자동차용 강판 등 고품질의 철강 제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전기로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건설 자재로 쓰이는 철근이나 H형강 등 봉형강 제품이 대부분이다.

반면 고로(용광로) 공법을 이용하면 철광석이나 유연탄을 원재료로 해 순도가 높은 쇳물을 뽑아낸 다음 여기에 특정한 성분을 첨가해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고품질 강판의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조선,자동차,가전 등 철강 수요가 큰 핵심산업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에서는 강도를 높이고 무게는 낮춘 강판을 사용함으로써 안전성과 연비효율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요 산업에서 핵심부품의 소재로 쓰이는 철강제품을 아직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고품질 강판 생산력의 향상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당진제철소를 완공하면 현대제철은 전기로에서 생산하는 범용 강재부터 고로에서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강재까지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현대제철은 이미 전기로 공법을 이용한 생산량에서는 국내 1위,세계 2위 업체이다.

현대제철은 생산량에서는 세계 1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1억1000만t)은 물론 국내 1위인 포스코(3000만t)에도 크게 뒤져 있다.

그러나 기술 경쟁력에서는 이미 세계 무대에서도 손색없는 수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다.

2001년부터 산업자원부가 지정하고 있는 '세계 일류상품'에 현대제철은 철강업체 중 최다인 6개의 품목을 올려놓고 있다.

'세계 일류상품'으로 지정되려면 관련 시장 규모가 5000만달러 이상인 품목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이 10% 이상,점유율 순위는 5위 이내이면서 매년 500만달러 이상을 수출해야 한다.

현대제철의 '세계 일류상품'은 H형강과 열간압연용 원심주조공구강롤,선미주강품,무한궤도,부등변부등후 앵글,강널말뚝 등이다.

특히 대형 선박의 후미에 설치하는 구조물의 재료로 쓰이는 선미주강품 분야에서 현대제철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에 이른다.

현대제철은 고급 강판 기술을 조기에 개발하는 등 기술 수준을 더욱 높이고 자체적인 R&D(연구개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철강연구소도 운영할 계획이다.

당진공장 내 8000여평의 부지에 들어설 이 연구소는 지난 2005년 말 착공했으며 다음 달 완공될 예정이다.

제철소 완공 이전부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다.

이 연구소에는 박사급 인력 350여명이 투입되며 특히 그룹 계열사인 현대·기아차가 직접 기술 개발에 참여,수요업체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함으로써 개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