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단 며칠만에 무려 80포인트나 폭락하면서 120일 이동평균선마저 하향 이탈했다.

중기 추세선을 벗어남에 따라 주가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옵션만기와 어닝시즌의 개막이 겹쳐있는 11일이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1350선을 방어할 수 있다면 일단 숨을 돌릴 수 있지만, 이를 지켜내지 못하면 지난해 1분기 지지선이었던 13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지수가 추가 하락한다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 등 펀더멘털적인 요인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어 시장을 한층 더 압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옵션만기와 관련해 추가적인 물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옵션과 연계된 차익매수의 경우 이미 합성선물가격이 코스피200보다 낮아져 상당 부분 청산이 이루어진 상태다.

문제는 선물과 연계된 차익매수인데 베이시스가 현재와 같은 0.7포인트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추가 청산 물량은 옵션 연계 물량과 합해 최대 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베이시스 축소가 진행되고 있어 베이시스 움직임에 따라 청산 물량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옵션 만기를 계기로 프로그램 매도의 고점은 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초부터 쏟아진 프로그램 매도가 1조원을 넘어서 상당 부분 부담을 덜었다는 점도 다행스럽다는 설명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주말 이후 외국인들이 선물 시장에서 더 이상 매도 포지션을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프로그램 매물 압박에 따른 수급악화의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수급여건이 취약한 상황에서 연기금의 스위칭 매도가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증권사 김중현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 움직임이 잦아들면서 투신권이 저가매수에 나설 수 있는 힘을 제공하고 있다"며 "향후 수급이 개선되면서 진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주식을 들고 있다면 보유를, 매수를 원한다면 다소의 추가적인 하락 리스크를 감내하는 분할매수 대응도 유효할 것이란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은 POSCO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시즌이 시작되는만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우량 종목들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의 기회를 모색할 것을 권고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만으로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충분히 긍정적인 반응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