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가 바뀌어도 경제분야의 최대 현안 가운데 하나는 부동산 문제라는데는 큰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부동산과 금융시장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최진욱기자, 민간연구소를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경고는 이미 작년부터 나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4일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내려갈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경기침체기와 맞물릴 경우 가계발 금융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삼성연구원은 “80년대말∼90년대초 노르웨이,핀란드,스웨덴 등 북유럽 3국과 영국도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이후 대출이자 부담으로 금융위기를 겪었고, 리나라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중산층 대출이 늘어 대출부담이 커지면 우려할만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주택금융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이 동시 다발적으로 빠르게 시행되고 있어 가계부실과 금융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도“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확대와 과세강화,분양가 공개나 반값아파트에 대한 기대가 강한 상황이어서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2008년부터 정부 공급대책이 본격화되면 부동산 가격은 하향 안정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부동산을 포함해서 그동안 고공행진을 해왔던 자산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해외의 시각도 민간연구소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당정이 투기과열지역의 경우 1인당 1주택자으로 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접근이 있었죠?

[기자]

어제 고위당정회의에서는 투기과열지역에서는 2주택자 이상인 대출자의 경우 대출만기가 돌아올 경우 전액 상환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접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만 이런 대출자가 약 10만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만약 이들이 일시에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서 보유중인 주택을 매물로 내놓을 경우 주택가격의 급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당국은 이들의 대출만기가 분산된만큼 당정회의의 결론이 현실화 되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급락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현재 은행권은 감독당국과 TFT를 구성해서 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데요.

빠르면 다음주 중반, 늦어도 1월말에는 규제안이 확정될 예정입니다.

이 경우 은행마다 다른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통일되면서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은행권의 일시적인 '돈 줄 죄기'로 부동산 시장의 경착륙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는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앵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를 보니까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4년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당국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식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죠?

[기자]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중 금융시장동향'에 따르면 2006년 가계대출은 40조9천억원 증가해 지난 2002년 61조1천억원 이후 4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습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26조8천억원 늘어나 2005년 20조6천억원에 비해 1년만에 30%나 급증했습니다.

특히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순증액이 3조2천억원으로 11월의 4조1천억원에 비하면 크게 감소했지만 당국과 은행의 규제를 고려할 경우 여전히 대출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반영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연초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를 보고 있자면 지난 90년대말 "신경제"라는 새로운 논리를 내세우면서 끝이 없이 상승할 것 같았던 'IT열풍'의 그림자가 떠오르는데요.

자산가격이 끝없이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참가자들의 막연한 기대감, 시장 내부의 불균형한 수급구조, 신뢰를 잃은 정부정책이 어울리면서 발생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만난 외국계 IB 코리안 데스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97년 외환위기를 연상하면서 한국의 자산가격이 붕괴될 경우 염가에 이를 매수하기 위해서 충분한 현금을 쌓아두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외국자본의 차별을 떠나서 우리 시장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우리가 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앵커]

최진욱 기자였습니다.

최진욱기자 jwchoi@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