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보안시장 절반 접수 '중국의 안철수' .. 무역업자서 中 SW사업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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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배경없이 개인기만으로 중국을 재패한 사람"(황효연 안철수연구소 베이징대표),"중국에서 창업한 회사중 세손가락에 꼽을 만큼 성공한 기업"(모영주 베이징 건영리서치사장).
김근수 CNK대표(43)는 중국 베이징에서 이렇게 통한다.
그도 그럴것이 김사장은 사실상 중국의 PC방을 '재패'한 인물이다.
전국 PC방의 PC 600만대중 330만대에 김사장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지금 깔리고 있다.
현재 계속 계약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400만대가 될지 500만대가 될지 모른다.
김사장이 만든 불법프로그램 차단 소프트웨어인 '정망선봉(淨罔先鋒)'의 제조기술을 중국 정부가 국가표준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PC방의 불법프로그램 차단 소프트웨어의 설치는 중국정부가 법으로 정한 의무사항이다.
법으로 설치를 강제한 프로그램의 표준이 김사장의 소프트웨어이니 재패했다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다.
김사장이 이렇게 탄탄대로에 들어서기까지는 힘든일이 많았다.
1988년 대학졸업후 포스코에 입사했지만 '무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때문에 3년만에 사표를 냈다.
이후 캔디를 수입하는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월급으로 50만원을 받았지만 무역을 배우기 위한 수업료를 낸다는 생각으로 1년을 꼬박 다녔다.
그리고 중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회사를 차렸다.
철강맨에서 무역업자로 변신한 셈이다.
생각보다 회사는 잘됐고,천진에 침구류를 만드는 공장도 세웠다.
중국에 철강수요가 급증하자 포스코의 스테인리스강을 중국에 판매하는 회사도 맡았다.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반을 닦았지만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나만의 뭔가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던 지난 1998년.납품처였던 중국과기원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이라고 하는 것을 봤다.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무작정 한국 과학기술원을 찾아갔다.
"인터넷에 관련된 기술을 주면 무조건 사업화해서 중국에서 팔겠다"며 떼를 썼다.
우여곡절끝에 과학기술원 창업센터에서 17개의 기술을 받아갔다.
그중 하나가 불법프로그램 차단 소프트웨어다.
김사장은 이 소프트웨어를 들고 중국의 지방정부 문화부를 드나들며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련은 이때부터였다.
제품이 따라주질 못했다.
음란물에 마구 뚫리고 컴퓨터는 다운되기 일쑤였다.
중국 중앙정부가 인터넷 정화방침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였다.
그러나 김사장은 타고난 성실함으로 우직하게 시련을 이겨냈다.
한솥밥을 먹는 엔지니어들의 "금방 잡을수 있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
330번째 버전까지 이어졌고,불법프로그램과의 싸움은 수년이 걸렸다.
제품이 안정되면서 한숨을 돌릴 무렵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중국 공안부와 문화부사이에 PC방 감독권을 놓고 2004년에 벌어진 한판 싸움이 그것이었다.
공안부쪽으로 관할권이 넘어가면 소프트웨어의 설치는 물건너가는 분위기였다.
김사장은 이 다툼을 최종 판정할 국무원 법제관들을 PC방으로 초정했다.
그리고 직접 시연을 하며 "불법소프트웨어가 설치됐는지 PC방마다 돌아다니며 감독하는게 효율적인지 아니면 소프트웨어로 원천봉쇄하는 게 나은지 판단해보라"고 말했다.
결론은 소프트웨어로 감독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김사장의 소프트웨어는 이후 국가표준으로 인정을 받았다.
중국의 32개 성 특별시 자치구중 17개 성의 PC방에 독점공급권도 획득했다.
PC 한대에 50위안의 설치료와 연간 20위안의 유지보수비도 받는다.
소프트웨어 설치료만 따져도 누계로 1억6500만위안(한화 19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김사장은 설치료 50위안중 40위안을 각 성정부의 인터넷환경 개선비용으로 기부하고 있다.
"기회를 준 중국사회에 보답한다는 차원"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김사장은 거대한 인터넷 제국을 꿈꾸고 있다.
17개성에 깔린 소프트웨어는 각 지방정부의 문화부와 연결돼 있다.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PC방을 중심으로 중국의 영토 절반이상에 CNK의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는 의미다.
김사장은 올초 이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광고를 시작했다.
앞으로 온라인 게임 영화등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뭔가 큰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소년같은 소망은 여전히 그가 성취해야할 또 다른 꿈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 中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
"한국인 아닌 중국사람이라고 생각하라"
△철저한 준비와 긴호흡이 필요하다:한국사람들은 성격이 급해 빨리 승부를 내려고 한다.하지만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결코 조급해져서는 안 된다.
△진짜 중국인처럼 생각하라:중국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은 진짜 중국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자기 일에 미쳐야 성공한다.
△비즈니스 유망분야는 콘텐츠 공급사업:앞으로 중국에서 유망 비즈니스 분야는 콘텐츠 공급사업이다. 특히 한국의 영화나 음악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이 높은 만큼 문화콘텐츠 공급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온라인게임 등도 좋은 사업 아이템이다.
김근수 CNK대표(43)는 중국 베이징에서 이렇게 통한다.
그도 그럴것이 김사장은 사실상 중국의 PC방을 '재패'한 인물이다.
전국 PC방의 PC 600만대중 330만대에 김사장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지금 깔리고 있다.
현재 계속 계약이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 400만대가 될지 500만대가 될지 모른다.
김사장이 만든 불법프로그램 차단 소프트웨어인 '정망선봉(淨罔先鋒)'의 제조기술을 중국 정부가 국가표준으로 채택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PC방의 불법프로그램 차단 소프트웨어의 설치는 중국정부가 법으로 정한 의무사항이다.
법으로 설치를 강제한 프로그램의 표준이 김사장의 소프트웨어이니 재패했다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다.
김사장이 이렇게 탄탄대로에 들어서기까지는 힘든일이 많았다.
1988년 대학졸업후 포스코에 입사했지만 '무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때문에 3년만에 사표를 냈다.
이후 캔디를 수입하는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월급으로 50만원을 받았지만 무역을 배우기 위한 수업료를 낸다는 생각으로 1년을 꼬박 다녔다.
그리고 중국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회사를 차렸다.
철강맨에서 무역업자로 변신한 셈이다.
생각보다 회사는 잘됐고,천진에 침구류를 만드는 공장도 세웠다.
중국에 철강수요가 급증하자 포스코의 스테인리스강을 중국에 판매하는 회사도 맡았다.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반을 닦았지만 항상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나만의 뭔가를 하고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던 지난 1998년.납품처였던 중국과기원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이라고 하는 것을 봤다.
'뭔가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무작정 한국 과학기술원을 찾아갔다.
"인터넷에 관련된 기술을 주면 무조건 사업화해서 중국에서 팔겠다"며 떼를 썼다.
우여곡절끝에 과학기술원 창업센터에서 17개의 기술을 받아갔다.
그중 하나가 불법프로그램 차단 소프트웨어다.
김사장은 이 소프트웨어를 들고 중국의 지방정부 문화부를 드나들며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련은 이때부터였다.
제품이 따라주질 못했다.
음란물에 마구 뚫리고 컴퓨터는 다운되기 일쑤였다.
중국 중앙정부가 인터넷 정화방침을 세우지 않았더라면 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였다.
그러나 김사장은 타고난 성실함으로 우직하게 시련을 이겨냈다.
한솥밥을 먹는 엔지니어들의 "금방 잡을수 있다"는 말을 그대로 믿었다.
330번째 버전까지 이어졌고,불법프로그램과의 싸움은 수년이 걸렸다.
제품이 안정되면서 한숨을 돌릴 무렵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중국 공안부와 문화부사이에 PC방 감독권을 놓고 2004년에 벌어진 한판 싸움이 그것이었다.
공안부쪽으로 관할권이 넘어가면 소프트웨어의 설치는 물건너가는 분위기였다.
김사장은 이 다툼을 최종 판정할 국무원 법제관들을 PC방으로 초정했다.
그리고 직접 시연을 하며 "불법소프트웨어가 설치됐는지 PC방마다 돌아다니며 감독하는게 효율적인지 아니면 소프트웨어로 원천봉쇄하는 게 나은지 판단해보라"고 말했다.
결론은 소프트웨어로 감독하는 쪽으로 기울었다.
김사장의 소프트웨어는 이후 국가표준으로 인정을 받았다.
중국의 32개 성 특별시 자치구중 17개 성의 PC방에 독점공급권도 획득했다.
PC 한대에 50위안의 설치료와 연간 20위안의 유지보수비도 받는다.
소프트웨어 설치료만 따져도 누계로 1억6500만위안(한화 198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김사장은 설치료 50위안중 40위안을 각 성정부의 인터넷환경 개선비용으로 기부하고 있다.
"기회를 준 중국사회에 보답한다는 차원"이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김사장은 거대한 인터넷 제국을 꿈꾸고 있다.
17개성에 깔린 소프트웨어는 각 지방정부의 문화부와 연결돼 있다.
이것을 뒤집어 말하면 PC방을 중심으로 중국의 영토 절반이상에 CNK의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는 의미다.
김사장은 올초 이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 광고를 시작했다.
앞으로 온라인 게임 영화등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뭔가 큰일을 하고 싶다"는 그의 소년같은 소망은 여전히 그가 성취해야할 또 다른 꿈으로 남아있는 셈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 中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
"한국인 아닌 중국사람이라고 생각하라"
△철저한 준비와 긴호흡이 필요하다:한국사람들은 성격이 급해 빨리 승부를 내려고 한다.하지만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결코 조급해져서는 안 된다.
△진짜 중국인처럼 생각하라:중국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은 진짜 중국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자기 일에 미쳐야 성공한다.
△비즈니스 유망분야는 콘텐츠 공급사업:앞으로 중국에서 유망 비즈니스 분야는 콘텐츠 공급사업이다. 특히 한국의 영화나 음악에 대한 중국인들의 호감이 높은 만큼 문화콘텐츠 공급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온라인게임 등도 좋은 사업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