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르포] 위안화 가치, 홍콩달러 추월 … 홍콩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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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광객 30% 급증 … '싹쓸이 쇼핑'
"이제는 위안貨가 홍콩 먹여살린다"
지난 8일 오후 홍콩의 고급 쇼핑가인 퍼시픽 플레이스 더 몰(The Mall).구치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이 즐비하게 들어선 이 상가에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에 여념이 없었다.
설까지 이어지는 세일 기간에 맞춰 매년 본토 중국인들이 몰려들지만 올해는 거의 '싹쓸이 쇼핑' 수준이라고 상가 관계자들은 전했다.
페라가모 매장 관계자는 "중국 본토 쇼핑객들이 전체 고객의 40% 정도를 차지한다"며 "이전에는 일본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역전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는 영향도 있겠지만 최근 위안화 강세로 본토 쇼핑객이 1년 전에 비해 3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선 본토 쇼핑객 한 명이 평균 1만 홍콩달러(약 120만원)어치를 구매한다.
워낙 구매력이 크다 보니 예전에는 받지 않던 위안화도 이제는 기꺼이 받고 있다.
"위안화 손님이 몰려들어야 홍콩 사람들이 먹고 산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본토에서 수입을 하거나 주말에 본토 골프장 등을 찾는 홍콩인들은 영 기분이 개운치 않다.
약재 도매상인 리천흥씨는 "홍콩달러가 위안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지고 중국 약재 수출업자들이 이런 분위기를 틈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수입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기능을 강화시키는 한약재 뿌리는 한 상자당 618달러로 2년 전에 비해 4배나 올랐다고 한다.
지난 9일 홍콩 국제완구박람회에 참석한 한 홍콩 완구업체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인건비가 높아져 중국 현지 공장에서 완구를 바로 수출한다"며 "하지만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마진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홍콩인들은 그동안 홍콩 경제와 홍콩달러의 위세로 중국 본토에서 큰소리를 쳐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달러는 문전박대받고 있다.
홍콩달러를 쓰려면 제품의 정상가격보다 좀더 비싸게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강봉주 우리은행 홍콩지점 차장은 "중국 내 골프장에선 홍콩달러가 위안화에 추월당하기 전에도 1위안 대 1.05홍콩달러로 환율을 적용,홍콩 사람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존심은 한번 참으면 되지만 위안화의 위세가 커지면서 그나마 홍콩으로 향하던 외국인 투자가 중국으로 방향을 틀지 않을지 홍콩 기업인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수석 외환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만은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홍콩 기업들은 수익성에 타격을 받겠지만 중국쪽으로 투자에 나선 홍콩 기업은 환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부문별로는 "항만 등 물류산업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선 홍콩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겠지만 원자재를 중국에서 들여오는 회사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가 홍콩경제에 명암을 드리울 것이란 얘기다.
만은 "오는 4월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겸 선진7개국(G7) 회의를 전후해 작년에 나타났던 빠른 위안화 상승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달러에 고정돼 있는 홍콩달러가 위안화 페그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특별행정구라는 특수성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제는 위안貨가 홍콩 먹여살린다"
지난 8일 오후 홍콩의 고급 쇼핑가인 퍼시픽 플레이스 더 몰(The Mall).구치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이 즐비하게 들어선 이 상가에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에 여념이 없었다.
설까지 이어지는 세일 기간에 맞춰 매년 본토 중국인들이 몰려들지만 올해는 거의 '싹쓸이 쇼핑' 수준이라고 상가 관계자들은 전했다.
페라가모 매장 관계자는 "중국 본토 쇼핑객들이 전체 고객의 40% 정도를 차지한다"며 "이전에는 일본과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역전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는 영향도 있겠지만 최근 위안화 강세로 본토 쇼핑객이 1년 전에 비해 30%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선 본토 쇼핑객 한 명이 평균 1만 홍콩달러(약 120만원)어치를 구매한다.
워낙 구매력이 크다 보니 예전에는 받지 않던 위안화도 이제는 기꺼이 받고 있다.
"위안화 손님이 몰려들어야 홍콩 사람들이 먹고 산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본토에서 수입을 하거나 주말에 본토 골프장 등을 찾는 홍콩인들은 영 기분이 개운치 않다.
약재 도매상인 리천흥씨는 "홍콩달러가 위안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지고 중국 약재 수출업자들이 이런 분위기를 틈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수입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기능을 강화시키는 한약재 뿌리는 한 상자당 618달러로 2년 전에 비해 4배나 올랐다고 한다.
지난 9일 홍콩 국제완구박람회에 참석한 한 홍콩 완구업체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인건비가 높아져 중국 현지 공장에서 완구를 바로 수출한다"며 "하지만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마진이 줄어들어 걱정"이라고 한숨지었다.
홍콩인들은 그동안 홍콩 경제와 홍콩달러의 위세로 중국 본토에서 큰소리를 쳐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중국 본토에서 홍콩달러는 문전박대받고 있다.
홍콩달러를 쓰려면 제품의 정상가격보다 좀더 비싸게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강봉주 우리은행 홍콩지점 차장은 "중국 내 골프장에선 홍콩달러가 위안화에 추월당하기 전에도 1위안 대 1.05홍콩달러로 환율을 적용,홍콩 사람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존심은 한번 참으면 되지만 위안화의 위세가 커지면서 그나마 홍콩으로 향하던 외국인 투자가 중국으로 방향을 틀지 않을지 홍콩 기업인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홍콩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수석 외환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만은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홍콩 기업들은 수익성에 타격을 받겠지만 중국쪽으로 투자에 나선 홍콩 기업은 환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부문별로는 "항만 등 물류산업과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에선 홍콩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겠지만 원자재를 중국에서 들여오는 회사는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강세가 홍콩경제에 명암을 드리울 것이란 얘기다.
만은 "오는 4월로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겸 선진7개국(G7) 회의를 전후해 작년에 나타났던 빠른 위안화 상승세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달러에 고정돼 있는 홍콩달러가 위안화 페그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지만 특별행정구라는 특수성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조만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