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지난해 단체협상을 통해 공휴일이 아닌 식목일까지 휴일로 정하는 등 지나치게 유리한 근로조건을 보장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부터 공휴일에서 제외된 식목일을 휴무일로 정하는 등 총 124일을 올 한 해 휴무일로 보장받았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 창립기념일인 지난달 29일과 주말,신정 연휴(1월 1~2일)를 합쳐 무려 5일간의 연휴로 올해를 시작했다.

다음 달에도 설 연휴 중 토·일요일과 겹친 이틀에 대한 보상 휴일을 포함,총 5일의 연휴를 갖는다.

설날과 추석 등 명절 연휴가 토·일요일과 겹칠 경우에는 반드시 연휴 이후에 겹친 날 수만큼 추가 휴일을 회사 측이 보장해 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36일의 연월차 휴가(16년차 생산직 근로자 기준)를 포함하면 현대차 노조원의 올해 휴일은 총 160일로 늘어난다.

휴일로 지정된 날에 근무를 하면 평소의 150~350%에 해당하는 특근 수당을 받는다.

이 같은 내용은 다른 업종은 물론 동종 업종의 기업에 비해서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국내 자동차 회사 중 명절 연휴를 하루씩 더 늘려주거나 신정 연휴로 이틀을 쉬는 곳은 있으나 식목일까지 휴일로 정한 곳은 현대차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기아자동차 등 두군데 뿐이다.

GM대우는 단체협상에서 1월2일도 근무일로 정했다.

문제는 한 기업의 단체협상 내용은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단체협상에서 유리한 내용을 워낙 많이 집어넣다 보니 자동차 업계 전체적으로 노조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11일까지 성과급 추가 지급과 관련,노조의 잔업 및 특근 거부로 인한 현대차의 생산차질액은 1694억원에 달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