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레드 오션'으로 여겨졌던 우유 시장에 때아닌 흰우유 열풍이 불었다.

식을 줄 모르는 '웰빙'의 영향으로 건강을 생각한 식음료를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완전 영양식품이라고 불리는 우유와 만난 것이다.

그러나 가공 우유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체 우유 시장의 부진과 함께 고전하던 가공 우유는 색소나 설탕과 같은 건강에 부정적인 이미지만 더욱 부각된 것.

2006년 전체 우유 시장은 1조7500억원 규모였다.

특히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 롯데우유 등 국내 '빅5' 업체가 지난 한 해 판매한 우유 제품은 하루 평균 1672만7000여개(200㎖ 기준)로 전년 대비 2.6%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흰 우유는 1259만4000개로 2.3% 증가했지만 가공 우유는 413만3000개로 15.1%나 감소했다.

흰 우유의 '반란'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

매일유업이 지난해 12월 출시한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가공우유 시장의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는 제품이다.

실제 가공우유 시장의 내부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감소되는 시장에서 신제품은 전무했고 기존 비슷한 제품끼리의 가격 경쟁만 치열해졌다.

장수 브랜드인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만이 1위로서의 자리를 지키면서 웰빙을 내세운 저지방 바나나 우유를 내놓은 것 정도만 눈에 띌 뿐이었다.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는 기존의 색소를 사용한 과즙 우유과 달리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내세운 제품이다.

바나나는 껍질이 노랄 뿐 껍질 속은 하얗다는 것에 착안해 인공 색소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또한 바나나 고유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이라고.

소비자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것을 내세우면서 '흰색'을 통해 흰 우유와 다를 바 없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이미지도 유도했다.

그동안 너무 달아서 문제가 되었던 기존 가공 우유의 단맛을 최소한으로 유지한 것도 웰빙 트렌드에 발맞춘 것이다.

기존 우유보다 덜 달게 만들어 원래 주 소비계층이었던 아이들과 함께 성인 고객 공략에도 나선 것.이에 따라 누구나 부담 없이 맛있게 마실 수 있어 우유를 잘 안 먹는 아이들과 젊은 성인층 사이에 큰 인기를 모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매일유업 마케팅1팀 신근호 팀장은 "앞으로도 이러한 색소를 첨가하지 않은 천연과즙 우유 등과 같이 고객의 건강을 한 번 더 생각한 유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270㎖ 한 병의 가격은 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