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CEO '복수는 나의 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복수심 같은 개인적인 동기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까.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2일자)는'달콤한 복수(sweet revenge)'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동료나 동업자에 대한 복수심이나 분노,원한 등이 현실적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CEO 교체가 잦아지면서 적개심을 품고 회사를 나간 능력있는 경영자들이 많기 때문에 복수를 위한 의사결정이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일례로 오라클에서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던 테리 가넷은 래리 앨리슨 전 CEO와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어느날 갑자기 앨리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몇 주 동안 자신이 왜 해고됐는지 생각했지만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가넷은 앨리슨을 부당 해고 혐의로 기소했다.
나중에 소송은 취하했지만 분노한 가넷은 인그레스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값이 싼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는데 오라클의 주 수익원인 데이터베이스 사업에 타격을 줄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넷은 "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적은 오라클"이라고 말했다.
전설적 벤처 투자가이며 휴렛팩커드(HP)의 이사였던 탐 퍼킨슨은 친구이자 동료 이사인 조지 키워스가 정보 누설 혐의로 사임할 때 이사회 의장인 패트리샤 던에게 그의 명예를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던은 키워스의 혐의 내용을 공표해 불명예 퇴진시켰다.
이에 불만을 품은 퍼킨스는 HP이사직을 사임하며 "던 의장이 정보 누설자를 색출하는 과정에서 비열한 방법으로 통화기록을 추적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검찰이 진상조사에 나섰고 던은 작년 10월 사임했다.
스티브잡스가 지난 1997년 애플 CEO로 복귀했을 때 한 컨퍼런스에서 마이클 델 델컴퓨터 CEO를 만나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할 지 자문을 구했다.
델은 "나 같으면 회사를 팔고 주주들에게 돈을 돌려주겠다"고 대답했다.농담조였지만 잡스는 상처를 받았다.
올해 초 애플의 시가총액이 델을 따라잡자 잡스는 "마이클 델의 예측능력이 완벽하지 않다"며 델을 비난하는 e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의류업체인 갭의 CEO를 지낸 밀러드 드렉슬러는 2002년 해고될 때 퇴직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드렉슬러는 경쟁 의류업체 제이크루의 CEO가 됐고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1%나 불어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갭은 실적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영국 냉동식품 유통업체인 아이스랜드 창업자인 말콤 워커도 불명예 퇴진한 후 유사 사업으로 돈을 벌어 아이스랜드를 다시 인수했다.
심리학자인 케네스 시겔은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복수심이 중요한 동기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중요하다"며 "복수심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충동"이라고 말했다.
취리히대학교의 언스트 페어 교수는 "실험 결과,규칙을 깬 상대방을 징벌할 때 뇌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이 크게 활성화됐다"며 "처벌의 이면에는 쾌락이 숨겨져있으며 복수는 생물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 달콤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2일자)는'달콤한 복수(sweet revenge)'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동료나 동업자에 대한 복수심이나 분노,원한 등이 현실적으로 최고경영자(CEO)의 의사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CEO 교체가 잦아지면서 적개심을 품고 회사를 나간 능력있는 경영자들이 많기 때문에 복수를 위한 의사결정이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일례로 오라클에서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던 테리 가넷은 래리 앨리슨 전 CEO와 절친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어느날 갑자기 앨리슨으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몇 주 동안 자신이 왜 해고됐는지 생각했지만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가넷은 앨리슨을 부당 해고 혐의로 기소했다.
나중에 소송은 취하했지만 분노한 가넷은 인그레스라는 회사를 차렸다.
이 회사는 값이 싼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는데 오라클의 주 수익원인 데이터베이스 사업에 타격을 줄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넷은 "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적은 오라클"이라고 말했다.
전설적 벤처 투자가이며 휴렛팩커드(HP)의 이사였던 탐 퍼킨슨은 친구이자 동료 이사인 조지 키워스가 정보 누설 혐의로 사임할 때 이사회 의장인 패트리샤 던에게 그의 명예를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던은 키워스의 혐의 내용을 공표해 불명예 퇴진시켰다.
이에 불만을 품은 퍼킨스는 HP이사직을 사임하며 "던 의장이 정보 누설자를 색출하는 과정에서 비열한 방법으로 통화기록을 추적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검찰이 진상조사에 나섰고 던은 작년 10월 사임했다.
스티브잡스가 지난 1997년 애플 CEO로 복귀했을 때 한 컨퍼런스에서 마이클 델 델컴퓨터 CEO를 만나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할 지 자문을 구했다.
델은 "나 같으면 회사를 팔고 주주들에게 돈을 돌려주겠다"고 대답했다.농담조였지만 잡스는 상처를 받았다.
올해 초 애플의 시가총액이 델을 따라잡자 잡스는 "마이클 델의 예측능력이 완벽하지 않다"며 델을 비난하는 e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의류업체인 갭의 CEO를 지낸 밀러드 드렉슬러는 2002년 해고될 때 퇴직금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드렉슬러는 경쟁 의류업체 제이크루의 CEO가 됐고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1%나 불어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반면 갭은 실적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영국 냉동식품 유통업체인 아이스랜드 창업자인 말콤 워커도 불명예 퇴진한 후 유사 사업으로 돈을 벌어 아이스랜드를 다시 인수했다.
심리학자인 케네스 시겔은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복수심이 중요한 동기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매우 중요하다"며 "복수심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충동"이라고 말했다.
취리히대학교의 언스트 페어 교수는 "실험 결과,규칙을 깬 상대방을 징벌할 때 뇌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이 크게 활성화됐다"며 "처벌의 이면에는 쾌락이 숨겨져있으며 복수는 생물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 달콤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