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의 화수고 도서실은 1만6500여권의 장서를 자랑한다.

학교 도서관으로서는 놀라운 숫자인데,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주민들에게도 책을 빌려준다는 점.학생들의 행복한 인생과 사회의 복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입시교육이 아니라 책을 읽는 것이라는 믿음이 낳은 결과다.

'책,꽃만큼 아름답고 밥만큼 소중하다'(이혜화 지음,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는 화수고에서 학교도서관 바로 세우기에 나섰던 저자의 좌충우돌 경험담을 들려주는 책.개교 3년차의 신생고에 교장으로 부임한 저자는 문제 학생 투성이에 풀이 죽은 학교를 신나고 행복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로 결심한다.

학생을 쥐잡듯 하는 규제와 자율학습을 없애는 대신 온갖 동아리를 만들어 놀게 하자 학교는 방과후에도 들썩들썩 살아움직였다.

이와 함께 시도한 것이 학교도서관 바로 세우기.명색 뿐인 도서실에 책을 채우기 위해 출판사까지 달려가 책을 얻어왔고 담당 교사와 도우미 학생까지 대시시켰다.

책과는 담 쌓고 지내던 아이들을 도서실로 끌어들이기 위해 만화와 무협소설,판타지소설을 사들였고,막대사탕을 책읽기의 인센티브로 줬다.

저녁시간에 도서실에 남아있는 학생들에겐 사발면까지 제공했다.

책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의 동아리까지 만들었다.

책에는 2005년 정년 퇴임한 그가 40여년간 학교도서관을 명실상부한 학교의 중심으로 만들어간 과정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학생을 창조적 혁신가로 만드는 지름길은 독서"라며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길이 학교도서관에 있다고 주장한다.

272쪽,1만원.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