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법무부 장관이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비롯한 재계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열린 전경련 경제정책 연석회의에서 기업환경개선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이날 회동에 대한 재계의 반응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속이 후련하다" 등이었다고 한다.

법무부 장관이 재계회의에 참석해 기업애로(隘路)사항을 듣는 것만으로도 무척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일 만하다. 더욱이 "경제관련 법률을 만드는 데에 참고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하니 그런 반응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어찌보면 정부 각료가 기업인들을 만나 애로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도,특별하지도 않은 일이다.

그런데도 이번 김 법무장관과의 회동에 대해 재계가 그토록 반겨하는 것은 그동안 정부가 얼마나 경제계 의견을 외면하고 규제강화 일변도로 나왔는가에 대한 방증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기업인들은 이날 주로 현안으로 돼있는 상법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이중대표소송,회사기회의 유용금지,집행임원제 등이 포함된 상법개정안을 입법예고했었다.

기업지배구조를 개선(改善)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에 대한 기업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때문에 김 법무장관 취임 이후 상법쟁점조정위원회가 구성되고 법률조항의 재검토(再檢討)에 착수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 경제의 최우선순위가 기업의욕 제고를 통한 성장활력의 회복과 일자리 창출임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지나친 기업규제 신설은 물론 기존의 규제도 과감히 철폐하는 용단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