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공공 및 민간아파트 등 모든 아파트에 청약가점제가 본격 도입됨에 따라 주택청약제도가 도입된 지 30년 만에 틀이 크게 바뀌게 됐다.

건설교통부는 '1ㆍ11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분양가 인하로 인한 청약 과열 방지를 위해 청약가점제를 분양가 상한제 시행시기에 맞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무주택 내집마련 실수요자들은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분양받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사람들의 반발이 예상돼 시행 과정에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간아파트에도 청약가점제

건교부는 12일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청약가점제 실시 시기를 당초 2010년 이후에서 오는 9월로 2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건교부는 지난 1일 부동산대책 발표 때만 해도 청약가점제를 공공과 민간아파트의 전용면적 25.7평 이하 중소형 주택에만 도입키로 했다.

하지만 25.7평 초과 민영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분양가가 낮아질 경우 청약 과열이 심화될 것을 우려해 조기 실시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서종대 건교부 주거복지본부장은 "9월부터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고 분양원가가 공개됨에 따라 청약가점제를 민간부문에도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청약가점제의 핵심은 가구주 연령,자녀 등 부양가족 수,무주택 기간,통장가입 기간 등에 따라 가점항목을 둬서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의 당첨 기회를 확대해주는 것이다.

아울러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청약 1순위 자격을 배제하는 것도 전국으로 확대된다.

또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감점제가 도입돼 2주택 이상 소유자는 청약신청이 한층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정기간 추첨제와 병행 실시

현 단계에서는 청약가점제 시행 시기(9월)만 결정됐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미정인 상태다.

건교부는 주택산업연구원이 연구용역 중인 '청약제도 개선안'을 바탕으로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행시기가 얼마남지 않은 점을 감안,내달 최종보고서가 나오기 전에 중간보고서를 받아 신속히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건교부는 일정기간 기존 분양 방식인 추첨제와 가점제를 병행할 예정이다.

당초 2010년에 청약가점제를 실시하기로 한 만큼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10년까지 추첨제와 청약가점제가 동시에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또 가점제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1주택 소유자나 평수를 넓혀갈 실수요자,미혼자,신혼부부 등의 불이익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30년 만에 주택공급 틀 수정

청약제도가 포함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은 지난 1978년 5월에 제정됐다.

이 법은 지금까지 53차례나 변경됐지만 공공·민간아파트의 청약 틀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청약가점제는 그만큼 획기적 변화인 셈이다.

특히 무주택자에게 유리한 제도다.

반면 큰 평수로 집을 넓혀가려는 1주택 소유자는 기회가 그만큼 적어진다.

따라서 수년동안 청약금을 적립하고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던 가입자들의 불만이 높아질 공산이 크다.

건교부는 이런 문제점 때문에 절충점을 찾고 있으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문권·조재길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