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을 막론하고 남녀 성비를 반반으로 맞추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높은 출산율의 비결인 스웨덴의 남녀 평등 정책은 아직 미완성 단계다.

'일의 세계'에서 남녀의 구분을 완전히 없애는 게 스웨덴 정부의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여성의 사회 참여율이 높기는 하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이 간호사 육아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고 같은 일을 해도 남자보다 적은 봉급을 받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게 '브리트(bryt) 프로젝트'.영어로 하면 브레이크(Break)다.

'성벽을 부수고 모든 직업에 여자와 남자가 함께 일하도록 만든다'는 게 이 프로젝트의 취지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요하네스 카벨든 국립노동정책청 국장은 "예를 들어 선원 건축기사 자동차수리공 같은 전통적인 남성의 영역에서 여자가 일하도록 하거나 간호사 같은 여성의 영역에서 남자가 일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2000만크로나(약 26억원)의 예산이 이 프로젝트에 지원된다.

노동정책청은 이 돈으로 전통적인 이성의 영역에 도전하는 35세 미만의 구직자와 성별의 구분을 없애는 고용주를 지원한다.

또 각종 캠페인을 통해 홍보전을 펼친다.

카벨든 국장은 "어떤 직장에서든 양성을 평등하게 고용하면 분위기가 좋아져 병가도 줄어들고 생산성이 높아져서 회사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입증되고 있다"며 "이를 고용주들에게 꾸준히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같은 일을 할 경우 남자와 여자의 봉급 차이를 없애는 것도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실제 직장 내의 제도와 문화로 이어진다.

스웨덴 3대 은행 중 하나인 SEB에서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에바 프뢰베리씨는 "정부 정책 이상으로 여성이 불편 없이 일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부모 휴가 중에 나오는 정부 보조금(봉급의 80%)에 10%포인트를 더 얹어서 지급한다.

한 달에 10시간씩 청소·육아 대행 서비스도 회사 돈으로 이용할 수 있다.

회사에서 노트북PC를 임대해줘 필요한 경우 집에서도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한다.

프뢰베리씨는 "사원에서 임원까지 모든 레벨에서 여성의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는 임원급의 26%가 여자.이 은행은 스웨덴에서도 드물게 여성 CEO(애니카 팔켄그렌 행장)를 배출하기도 했다.

스웨덴의 대표적 가전업체인 일렉트로룩스는 이사회 멤버의 40%가 여자다.

이 회사 인사팀의 요나스 놀랜더씨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여성 인력에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에 비용으로 여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