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수 '비'가 홍콩을 열광시켰다.

'비'는 12~14일 밤 홍콩의 아시아 월드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투어' 홍콩 공연에서 열정적인 노래와 춤으로 총 3만5000여명의 관중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현란한 안무,힙합과 비트,북소리와 취권 안무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볼거리에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빠져들었다.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두 차례 공연의 매진에 이어 12일부터 3일간 열린 홍콩 공연도 만석이었다.

홍콩 공연은 당초 12,13일에만 열릴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9일 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순식간에 다 팔리면서 14일 공연을 긴급 추가했다.

공연이 끝난 뒤 홍콩인 에밀리 오씨(21)는 "'비'는 잘 생긴 데다 춤도 뛰어났고,노래도 잘 불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쿄에서 온 일본 할머니 기가 치도리씨(86)는 "마음이 실린 음악에 눈물까지 흘렸다"며 "'비'는 단연 세계 최고의 가수"라고 극찬했다.

이번 공연은 공연기획사 스타엠이 비를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로부터 100억원에 임대,기획한 '월드투어'라는 점에서 한류 수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폭발적인 흥행 실적은 아시아 팝시장을 확대하면서 한류의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5일 서울에서 시작해 오는 6월 말까지 총 12개국에서 35차례 공연하는 이번 투어는 '비의 일거수 일투족이 모두 돈'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한국 가수가 개런티만 받고 현지 무대에 출연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의 월드투어처럼 대규모 인력과 장비가 함께 움직이는 '공연 완제품'을 겨냥했다.

공연 실황을 인터넷과 휴대폰,IPTV 등으로 중계하면서 그동안의 '아날로그 한류'가 모바일과 인터넷 등 뉴 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한류'로 확산되는 길을 열었다.

스타엠은 이번 투어의 총 비용은 350억원,총 수입은 458억원으로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스타엠 이인광 대표는 "이번 투어의 직접 관람 인원은 70만명에 이르고 각종 부가 상품과 미디어 등을 통한 간접 관람객까지 합치면 아시아 인구의 30%가 '비'의 공연을 접할 것으로 추정돼 국산 디지털 기기 등의 판매 증대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