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재미를 부가하지 않으면 망한다?'

2005년부터 새로 출시되는 레포츠(스포츠 및 레저) 게임들이 잇따라 부진을 보이자 게임업계에선 '특별한 재미요소'가 없으면 아무리 인기있는 스포츠라도 성공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테니스 야구뿐 아니라 골프 축구 레이싱까지 다양한 장르의 레포츠게임이 쏟아져 나왔지만 극소수를 제외하곤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2005년 하반기부터 차례로 선보였다가 지금은 서비스가 지지부진해진 테니스게임이 대표적이다.

엔씨소프트의 '스매쉬스타',그라비티의 '러브포티',엔덴게임즈의 '겜블던' 등 독창성을 표방한 테니스게임이 줄줄이 나왔지만 모두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했다.

급기야 겜블던은 지난해 8월 서비스를 완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월드컵붐을 타고 등장한 축구 게임도 하나를 제외하곤 대부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네오위즈와 EA가 공동으로 개발해 화제가 됐던 피파온라인만 선전했을 뿐 다른 게임들은 크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야구게임도 마찬가지다.

숱한 야구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게이머들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한빛소프트가 선보였던 '신야구'는 최초의 온라인야구게임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곧 게임 순위에서 밀려났다.

골프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팡야'나 '당신은 골프왕' 같은 게임들도 초반에만 반짝 인기를 얻었을 뿐 장기적인 흥행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유명 개발자의 명성을 업고 화려하게 등장한 레이싱게임 'XL1'이 실패한 것도 충격이었다.

XL1은 리니지를 만들어 국내 최고 개발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XL게임스의 송재경 대표가 만든 게임으로 알려진 만큼 기대가 컸기에 팬들의 실망도 컸다.

이런 실패의 역사를 반영하듯 최근 출시되고 있는 레포츠 장르의 게임들은 과거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올초 NHN이 직접 개발해 선보인 레이싱게임 '스키드러쉬'가 대표적이다.

이 게임은 레이싱을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상 레이싱의 형식을 빌려쓴 '캐주얼 MMORPG'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재미 요소를 갖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특히 레이싱 게임의 경우 레이싱이라는 본래의 특징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대중적인 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게임의 경우에도 본래 그 스포츠 종목의 특성만 강조하기보다는 게임으로서 특장점이 부각돼야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