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온라인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대만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한국산 온라인게임이다.

게임 웹진 머드포유닷컴(china.mud4u.com)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중국 내 가장 인기가 높은 게임은 한국의 넥슨이 개발한 카트라이더였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와 넥슨의 마비노기가 나란히 7,8위에 올랐다.

랭킹 10위 안에 포함된 3개의 한국 온라인게임은 한국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들이다.

중국과 한국에서 비슷비슷한 게임들이 동시에 인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따로 온라인게임 순위를 집계하지 않고 있지만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마비노기와 함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가 인기 절정을 누리고 있다.

대만은 가히 '제2의 한국 시장'이라고 할 정도로 한국 온라인게임 판이다.

대만에선 지난해 7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올 8월 최고 동시접속자 수가 무려 18만명을 기록하며 인기 게임 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농구게임 프리스타일,T3엔터테인먼트가 개발한 음악댄스게임 오디션,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등도 대만에서 국민게임 대접을 받고 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는 태국에서 1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한빛소프트의 팡야는 동남아 지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이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국내 게임업체들이 해외에서 거두는 실적도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NHN의 경우 해외 법인을 통해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고 있는데 해외 법인의 실적 성장세가 국내 본사를 뛰어넘을 정도로 빠르다.

한게임재팬 사이트를 통해 일본에서 웹보드게임 및 캐주얼게임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NHN재팬은 2004년부터 매년 매출액이 2배 가까이 성장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NHN의 중국법인 역시 지난해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의 '길드워'는 국산 온라인게임으로 해외에서 가장 많은 패키지 판매 실적을 올렸다.

2005년 출시된 이 게임은 지난해까지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300만장이 팔려나가는 기록을 세웠다.

엔씨소프트의 일본 법인 엔씨재팬은 현지에서 최고 인기게임으로 자리잡은 '리니지2'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이 2005년보다 50% 이상 성장한 46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넥슨의 경우 메이플스토리 하나로 해외에서만 매달 100억원이 넘는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캐주얼 MMORPG인 메이플스토리는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등에도 진출,5000만명이나 되는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한빛소프트가 판권을 가진 골프게임 팡야는 태국에서 유료화 실시 11개월 만인 2006년 3월 총 회원 수 260만명을 돌파하고 태국 온라인 게임에서 1위를 유지하면서 대국민 게임으로 성장하고 있다.

팡야는 또 일본 현지에서 캐주얼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하고 현재 월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일본에서 2005년 4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마비노기 역시 월 매출액 1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효자 게임이다.

넥슨은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등에 힘입어 2006년 35%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 50%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엔씨재팬 김택헌 대표는 "시장이 많이 성숙해진 한국과 달리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선 이제 온라인게임이 본격적으로 성장세에 접어든 곳이 많다"며 "한국 온라인게임이 현지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아이온 등 차기작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