柳英煥 < 정보통신부 차관 vice@mic.go.kr >

낚시'손맛'의 으뜸은 붕어라고 하는데,그 붕어를 낚기 가장 어려운 때가 1월이라고 한다. 겨울붕어가 모이는 포인트가 얼어붙은데다 얼음낚시 하기엔 빙질(氷質)도 단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붕어를 낚으려면 다른 어느 물고기보다 섬세함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워낙 주위 변화에 민감해서 조금만 불안하면 어떤 미끼를 던져도 꼼짝 않고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이란다. 어찌 보면 어떤 유혹에도 의연하게 자기 본능을 지키는 붕어가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신종 낚시'가 기승이어서 안타깝다. 아무에게나 마구 전화를 걸어 신용카드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알아내 범죄에 이용하는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이 그것이다. 은행 텔레마케터에게서 걸려온 전화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 피싱보다 걸려들기 쉽다.

여기에다 경품 행사나 이벤트를 빙자해 개인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수집하고,이를 텔레마케팅과 스팸 메일에 활용하거나 범죄로 악용하는 사례도 잦다. 무료통화권을 준다며 이벤트를 열고는 참가자에게 쓰지도 않은 휴대전화 요금을 물리기까지 한다.

IT 기술이 발전하고,세계에서 인터넷을 가장 활발하게 쓰다 보니 이런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정부도 날로 지능화되는 새로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할 때 주민번호 대신 신분을 증명할 별도의 이용자번호(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아이핀'제도도 이러한 취지에서 도입했다.

하지만,무엇보다 네티즌 스스로 "내 정보는 내가 지킨다"는 보안의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각종 유혹의 미끼가 도사리는 험난한 정보 바다에서,사기꾼들이 던진 달콤한 경품과 대박의 미끼에 의연할 필요가 있다.

붕어와 같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 감지 안테나'를 곤두세우고,미끼인지 아닌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이 '신종 낚시꾼'들은 1월뿐이 아니라,언제 어느 철이고 영원히 '손맛'을 보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