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이 쓰는 클럽은 아마추어용과는 다르다.

샤프트 강도나 스윙웨이트 등 기본적인 것은 물론이고 헤드의 무게중심,그립 두께 등 세세한 것까지 후원 클럽메이커에서 일일이 맞춰준다.

'기성품'으로 시장에 나오는 아마추어용 클럽과는 제조단계에서부터 다른 것.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마추어는 유명 프로들이 어떤 클럽을 사용하는지 궁금해한다.

실제 그들 중 일부는 프로가 쓰는 브랜드를 사서 사용하기도 한다.

프로들의 골프백을 들여다보고 길을 찾는 셈.

지난해 미국PGA 및 LPGA투어,그리고 50세 이상의 남자프로들이 활약하는 챔피언스투어에서는 어떤 클럽이 '주인'의 우승에 많이 기여했을까.

'회심의 무기'인 페어웨이우드의 경우 캘러웨이 제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을 비롯 세 투어에서 캘러웨이우드를 써서 우승한 경우는 45승에 달했다.

2위 타이틀리스트(25승)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승수다.

테일러메이드(24승)와 나이키(21승) 우드도 우승에 많이 공헌한 제품이었다.

프로들에게 아이언은 스코어와 직결된다.

똑같은 온그린이라도 홀에 붙여 버디를 잡느냐,평범한 파를 기록하느냐는 아이언샷에 달려 있다.

아이언의 경우 타이틀리스트(17승) 나이키(16승) 핑(15승) 제품이 엇비슷한 승수를 기록했고,클리블랜드(11승)가 그 뒤를 이었다.

나이키는 16승 모두 미PGA투어에서 기록됐는데,그 중 8승을 타이거 우즈가 올렸다.

우즈가 나이키의 '홍보 전도사'임을 잘 보여준다.

프로들이 가장 민감하게 고르는 클럽이 바로 퍼터다.

"한번은 최경주를 퍼터 300여개가 보관돼 있는 창고로 인도했어요.

최 프로는 그 곳에서 세 시간 동안 퍼터를 살피더니 두 개를 들고 나오더군요.

겉보기엔 똑같은 제품들이었는데 본인에게는 달랐나봐요." 캘러웨이골프의 전 임원이 한 말에서 그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세 투어에서 선수들의 우승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퍼터는 타이틀리스트의 '스카티 카메론'(33승)이었고,캘러웨이의 '오딧세이'가 29승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핑(12승)과 네버컴프로마이즈(10승)도 챔피언 손에 많이 들려 있었던 퍼터브랜드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