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활성화 대책] 업계 영향은 … 해외펀드 '자금쏠림'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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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외펀드에도 국내펀드와 마찬가지로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키로 함에 따라 해외펀드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펀드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중소형 운용사들도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반면 수익률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증시 수급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날개' 단 해외펀드
지난해 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해외펀드는 올 들어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1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의 해외펀드 설정액은 올 들어 1조453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중 국내 주식형펀드 총액은 7960억원 증가에 그쳤다.
해외상품 유입액을 감안하면 순수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2500억원 가까이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국내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추세에 이번 비과세 혜택으로 해외펀드는 수익률 경쟁에서 국내펀드와 정면 대결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해외펀드에는 15.4%의 세금이 부과돼 펀드를 환매할 때 실제 펀드가 올린 수익보다 적은 금액을 가져가야 했다.
신한BNP파리바운용 추문성 이사는 "가령 지난해 고수익을 올렸던 중국펀드에서 70%대의 수익이 났다 하더라도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게 되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실제 수익률은 60%대로 떨어졌다"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 이런 불이익이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과세 혜택을 계기로 그동안 대형사 위주로 형성됐던 해외펀드 시장에 중소형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투신운용은 이달 29일 첫 해외투자 펀드인 '한중일밸류주식'을 선보이는 데 이어 1분기 중으로 중국의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동양투신운용은 1∼2개월 내에 베트남의 상장·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첫 번째 해외펀드를 판매할 예정이고 서울자산운용도 아시아 주식형 펀드를 처음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이 밖에 유리자산운용 동부투신운용 등도 해외상품을 준비 중이다.
○국내 증시 수급에는 악재
해외펀드로만 자금이 몰릴 경우 국내 증시의 수급에는 악영향이 우려된다.
투신 등 기관은 적립식펀드를 기반으로 최근 2∼3년간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아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되면 이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부 신흥시장 펀드로만 투자자들이 쏠리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펀드 판매액 중 43%는 중국펀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해외펀드 중 신흥시장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주식운용본부장은 "중국 인도 등 그간 고수익을 낸 이머징 마켓에 대해 고평가 우려가 적지 않은 마당에 이번 비과세 조치가 지나친 자금쏠림 현상을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투자자들로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신운용 김범석 사장도 "해외투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비과세 혜택이라는 인센티브까지 줄 경우 과열 양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해외펀드 시장의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중소형 운용사들도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반면 수익률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국내 주식형펀드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내 증시 수급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날개' 단 해외펀드
지난해 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해외펀드는 올 들어서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15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운용사의 해외펀드 설정액은 올 들어 1조453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중 국내 주식형펀드 총액은 7960억원 증가에 그쳤다.
해외상품 유입액을 감안하면 순수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2500억원 가까이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국내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 해외펀드에 가입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추세에 이번 비과세 혜택으로 해외펀드는 수익률 경쟁에서 국내펀드와 정면 대결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 해외펀드에는 15.4%의 세금이 부과돼 펀드를 환매할 때 실제 펀드가 올린 수익보다 적은 금액을 가져가야 했다.
신한BNP파리바운용 추문성 이사는 "가령 지난해 고수익을 올렸던 중국펀드에서 70%대의 수익이 났다 하더라도 양도차익에 세금을 물게 되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실제 수익률은 60%대로 떨어졌다"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면 이런 불이익이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과세 혜택을 계기로 그동안 대형사 위주로 형성됐던 해외펀드 시장에 중소형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영투신운용은 이달 29일 첫 해외투자 펀드인 '한중일밸류주식'을 선보이는 데 이어 1분기 중으로 중국의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동양투신운용은 1∼2개월 내에 베트남의 상장·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첫 번째 해외펀드를 판매할 예정이고 서울자산운용도 아시아 주식형 펀드를 처음으로 설정할 방침이다.
이 밖에 유리자산운용 동부투신운용 등도 해외상품을 준비 중이다.
○국내 증시 수급에는 악재
해외펀드로만 자금이 몰릴 경우 국내 증시의 수급에는 악영향이 우려된다.
투신 등 기관은 적립식펀드를 기반으로 최근 2∼3년간 외국인의 매도세를 막아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둔화되면 이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부 신흥시장 펀드로만 투자자들이 쏠리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펀드 판매액 중 43%는 중국펀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해외펀드 중 신흥시장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주식운용본부장은 "중국 인도 등 그간 고수익을 낸 이머징 마켓에 대해 고평가 우려가 적지 않은 마당에 이번 비과세 조치가 지나친 자금쏠림 현상을 낳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투자자들로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신운용 김범석 사장도 "해외투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한 상황에서 비과세 혜택이라는 인센티브까지 줄 경우 과열 양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