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블랙잭'과 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미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인 두 스마트폰이 국내에서도 한판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SK텔레콤이 블랙베리 도입을 추진 중인 가운데 KTF가 삼성 블랙잭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이메일 송수신,인터넷 접속 등 일부 PC 기능을 갖춘 휴대폰이다.

한때 유행했던 'PDA폰'이 PDA에 가깝다면 스마트폰은 PC에 가깝다.

미국 등지에서는 비즈니스맨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SK텔레콤과 KTF는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방식의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반기 중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을 계기로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차세대 서비스의 특징인 모바일 인터넷을 활성화하려면 스마트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KTF는 삼성 블랙잭을 HSDPA망에 연동해 테스트하고 있다.

블랙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모바일 운영체제(OS)와 쿼티 자판을 장착하고 있어 이메일이나 인터넷 사용이 편리하다.

지난해 12월 싱귤러 와이어리스를 통해 미국 시장에 선보였다.

KTF 관계자는 "블랙잭은 영상통화,인터넷 접속 등 HSDPA의 첨단 기능을 이용하기에 가장 적합한 휴대폰"이라며 "전국 서비스에 맞춰 다양한 단말기를 선보인다는 차원에서 테스트하고 있지만 도입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블랙베리 도입을 추진 중이다.

블랙베리는 언제 어디서나 이메일을 송수신할 수 있어 북미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외국계 법인,주한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블랙베리를 공급한 뒤 점차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들은 그동안 스마트폰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기존 슬림폰에 비하면 크고 무거워 소비자들이 꺼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경우엔 PC에 저장된 콘텐츠를 옮겨 사용할 수 있어 무선인터넷 매출을 잠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스마트폰이 주목받고 있다.

PC상의 인터넷 콘텐츠를 휴대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풀브라우징 등 유무선 연동 서비스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HSDPA에서는 속도가 유선 만큼 빨라지고 유무선을 넘나들며 콘텐츠를 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업계도 올해가 국내에서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일반 휴대폰과 스마트폰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스마트폰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종의 스마트폰을 해외에 선보였고 올해는 더 많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올해 스마트폰 2~3개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양준영·김현지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