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필리핀과 수억달러 규모의 경제개발 차관 제공 협정에 서명하고 캄보디아에는 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1억달러 규모의 특혜 대출 지원을 약속하는 등 동남아 지역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넓혀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세부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필리핀을 공식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5일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모두 12개 부문의 경제개발 차관 제공 협정에 서명했다.

이 가운데는 중국이 마닐라 북부의 철도 건설에 5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양국은 16일에도 향후 5~7년간 농업 분야에 49억달러를 투자하는 협정에도 서명했다.

정부 차원의 차관과는 별도로 중국의 농업관련 국영기관들도 필리핀의 농업 부문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린 푸화 농업과학 기술회사는 필리핀 내 10만ha 규모의 농지에 산출량이 높은 옥수수와 쌀 수수류를 경작하는 데 38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헤이룽장에 있는 베이다황 그룹은 1억2000만달러를 투자해 온실을 건설한 뒤 이곳에서 생산한 꽃과 채소 등을 일본과 홍콩 대만에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르투르 얍 필리핀 농업장관은 베이다황 그룹의 경우 필리핀에 대한 투자액이 모두 434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얍 장관은 이어 석유 대체 연료인 에탄올 생산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이라면서 이미 5건의 협정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캄보디아의 호르 남 홍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이날 중국이 캄보디아의 기반시설 건립에 1억달러의 특혜 대출을 제공키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호르 부총리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이 같은 의사를 전달해왔다면서 "대출금은 바탐방주,파일린시,칸달주의 타크마오 다리를 연결하는 10번 도로의 건설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캄보디아를 공식 방문한 작년 4월에도 2억달러의 차관을 지원한 바 있다.

<연합뉴스>